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1.22 08:51 수정 : 2016.11.22 08:57

[함께하는 교육] 대딩 선배들이 말하는 내 전공, 이 책

이산화탄소

옌스 죈트겐·아르민 렐러 지음, 유영미 옮김, 자연과생태 펴냄, 2015년

가장 최근의 환경 관련 이슈는 ‘미국 대통령 선거’입니다. 이게 환경공학과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내걸었던 공약 가운데 환경학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월31일 미시간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쓰는 수십억 달러의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고,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국제협약으로서, 만약 미국이 여기에서 빠지게 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탈퇴 의사를 밝힐 것이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합의가 깨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마디로 국제적으로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상당수 사람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기후변화는 전부 다 거짓말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 투자하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말하면서 트럼프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이들은 아무리 많은 연구 결과와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 사례를 들이밀어도 인류의 발전을 막으려는 음모론일 뿐이라며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설득과 협력’이 여기서부터 필요해집니다. 공학자들은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정부, 언론 등과 함께 대중을 설득하고, 그들의 협조를 끌어내야 합니다.

기후변화를 막아보겠다면서 무조건 한쪽에 치우친 결과만 보여주어서는 안 됩니다. 항상 모든 내용을 다층적으로 성실하게 연구하고 알려야 하는 것이 과학자의 기본자세이니만큼 사실을 제시하되 인간과 자연과 지구 전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을 짚어주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를 추천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이 책은 이산화탄소를 처음부터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기체가 생물권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먼저 다룹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고 있는지 제시합니다. 저자는 자연, 인간과 자연의 영향을 고려하여 비교한 기온 상승 시뮬레이션 그래프를 보여줍니다. 산업 활동이 가속화하기 시작한 20세기 전에는 측정값과 시뮬레이션값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그 이후부터는 인간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측정값과 일치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연적인 요인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이 아님을 명백하게 알 수 있지요.

환경공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과학자로서 연구하고 사회의 협력과 협조를 끌어내려는 노력 외에 요구되는 자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책에서 하르트무트 자이프리트는 환경과 지구와 기후를 ‘구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전 인류가 지금의 사치스러운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인간은 인간일 뿐 지구를 구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합니다. 과학자는 전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만 할 뿐 ‘예언’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지만 그것도 시나리오일 뿐 절대적 사실이 아님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읽으면 좋은 책으로 조지 몬비오의 가 있습니다. 똑같이 이산화탄소를 주제로 삼으며, 개인 생활방식의 변화를 넘어선 규제와 제도에 대하여 논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입니다.

강민경(이대알리 사진기자, 이화여대 환경식품공학부)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