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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기자? |
의학 관련 담당 기자의 리포트 말미에 꼭 메인 뉴스 앵커의 코멘트, ‘의학전문 ○○○기자 였습니다’가 처음엔 상당히 의아하게 들렸지만 지금은 시청자로서, 애독자로서 대우받는 듯 해 꽤 기분은 좋다. 그런데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을 ‘전문기자’라고 하는 걸까? 의아했었는데 우연히 알게 된 그 기자의 전문성에 놀라게 되었다. 의사 면허를 가진, 전문적 취재가 진정 가능한 기자라지 않는가?
전공하진 않았지만 ‘그까짓 것 뭐 대충...’이라며 보통 상식 정도보다 조금 더 아는 정도 가지고는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려운 시대임이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진정 막강한 권력과 영향력을 발휘하는 신문, 방송 매체 기자들의 전문성 정도는 어떠해야 하며 어떤 분야에 의학 전문기자처럼 의사면허를 소유한 정도의 수준이 요청되는 것일까? ‘그까짓 것 뭐 대충’가지고 통할 수 있는 곳은 어떤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코너 정도로 족하다는 뜻이다.
과학 분야를 담당한 기자는 어떤 자격이 필수적일까? 경제 상황을 예리하게 예측하고 분석하는 경제 관련 기자들은? 물론 전문 연구자나 대학 교수들의 도움과 자문, 저들의 직접적 참여로 그 기사의 질을 높여 나갈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기사를 제작 보도하는 담당 기자의 전문성과 자격이 확실히 확보된 뒤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육 분야는 어떠할까? 우리나라의 교육정책 중 잘 하고 있다고 할 만한 게 거의 없는 불쌍한 처지이기에 어쩔 수 없이 직접 당사자인 학부모, 학생들이 전문가가 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려운 국민들을 상대하고 있기에 보통 실력가지곤 전혀 버텨내기 힘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저들의 전문성 확보여부를 과연 뭐로 판단내릴 수 있단 말인가?
최소한 교단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쳐 본 경험을 가진 교사 출신 기자라면 보도의 방향과 질이 지금보다는 훨씬 달라지지 않겠는가?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른 채 대충 여기저기서 얻어 들은 소식들을 짜깁기하는 정도 가지고는 너무도 큰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기에 위험하기 짝이 없다.
교육부 당국자들 역시 현장 경험이 없는 이들, 또는 전혀 발로 뛰지 않고서는 책상머리에 앉아 펜대만 굴려대는 이들이 힘을 발휘하는 시스템 가지고는 전혀 우리 교육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정책만을 대변하는, 역시 현장의 생생한 모습과는 거리가 한참 먼 비전문인 출신 기자들의 리포트일테니 허공을 메아리 칠 수밖에 없고 허무할 뿐이다. 그렇다고 꼭 그 일을 직접 치러낸 이들만 해낼 수 있다는 의미는 물론 아니며 또 그럴 수없음 또한 주지의 사실이지만 말이다.
그러기에 정말 바쁘게 발로 뛰어 최대한 다양한 현장의 생생한 실상들을 취재해야 한다. 헛다리만 짚고 있는 이론적 자료 제출처만 쉽게 의지해선 절대 안 된다. 수습기자 시절 수없이 훈련 받던 내용이 아니던가?
교사 평가니 승진 제도니의 문제를 직접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목소리 크게 내며 힘 좀 쓴다는 그런 무리들의 견해에만 치우쳐 기울어진 비전문적 보도는 금물인 것이다. 최대한 전문성 확보에 노력해야 하며 쉴 틈없이 꾸준히 발로 뛰길 바랄 뿐이다. 진정한 교육전문기자로 거듭날 때까지 말이다. 진정한 전문가를 잘 찾아내는 노력 또한 전문기자의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예를 들면 대학입시 관련 이슈를 다룬다면 고등학교 현장 실상이 어떤지도 모르는 대학 교수들보다는 직접 아이들과 부딪혀가며 뛰고 있는 교사들이 훨씬 더 전문가라는 인식 전환을 속히 취하는 것도 당연히 전문기자의 의무가 될 것이다. 그래서 뜬구름 잡는 잡는 식의 "잘 되고 있습니다”가 아닌 실제 문제의 심층적 접근을 통한 문제 해결이 되도록 영향력이 큰 언론매체들의 노력을 촉구한다. 특히 교육관련 중요 칼럼이니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대학 교수 필진이나 패널만이 대단한 양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니란 얘기도 귀 기울이길 소망한다.
왜 중․고등학교 교사 필진은 눈을 씻고 봐도 없으며 패널 또한 없을까? 독자나 시청자들이 적어도 대학교수의 수준은 되어야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다고 압력을 넣어서 일까? 구색 맞추기식으로 가끔씩 끼어 넣지 말고 말이다. 수많은 전국에 퍼져있는 숨은 전문가들을 많이 찾아내야 한다. 그게 자신의 약점을 진정으로 보완할 줄 아는 교육 전문기자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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