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교실
<문화의 수수께끼>를 읽고 이지호/울산제일고 2학년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 마빈 해리스의 저서 <문화의 수수께끼>는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하여 마녀 사냥, 힌두교와 회교도들의 각기 다른 동물숭배, 성경에서의 예수님에 대한 해석 등의 제재를 통해 이야기해 준다. 첫 번째로 힌두교의 소 숭배와 회교도의 돼지 숭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문제는 기본적인 상식이 약간 있었기에 책을 읽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인도에서 소의 다양한 가치를 한마디로 이야기해 주는 “인도 소는 인간에게 직접적인 가치가 거의 없는 부분들을 직접적인 가치가 있는 유용한 물품들로 바꾸어 준다”라는 오덴탈의 말이 인상깊었다. 원시전쟁이라는 두 번째 제재는 상당히 참혹한 내용이었다. 마링족과 야노마모족이란 두 원시부족의 생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부족간의 빈번한 전쟁은 그들이 전쟁광이어서가 아니라, 원만한 생태 적응을 위해서라고 했다. 과거 유교 사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잔인한 남녀 차별은 자연적인 인구 조절의 필요성 때문이었다는 작가만의 결론도 들려주었다. 그렇다고 해도 예를 들어 부부 사이에서 남편의 구타가 부인에 대한 애정 정도로 직결되는 그들의 풍습과 생활양식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러나 제일 흥미가 있었던 제재는 어쩌면 이 책 안에서 가장 문화적 차이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 내용인 예수의 행적에 관한 것이었다. 교회도 다녀보았고 특히 얼마 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예수의 행적에 대해서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예수가 단순히 아가페적 사랑을 몸소 실천하였기에 종교적 추모의 대상이 되었다고 생각해오던 나였다. 그러나 고대부터 전투적 메시아즘에 대한 유태인들의 염원과 로마군에게 순순히 붙잡힘으로써 그것을 이루어주지 못하고 평화적 메시아로서의 입지를 다진 예수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물론 예수의 행적에 관한 진실은 정설이 없다. 현재 이 시간에도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오랜 세월 끝에 국토를 찾은 이스라엘과 잘 살아오던 땅을 대낮에 눈 뜨고 빼앗겨 버린 팔레스타인의 분쟁, 겨우겨우 휴전을 성립시켰으나 아직도 소규모의 전투를 일으키며 호시탐탐 카슈미르 지역 장악의 기회를 노리는 힌두의 인도와 회교의 파키스탄, 러시아와 체첸,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의 국경선 분쟁 등…. 자신들의 이익을 찾기 위해서, 좀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분쟁들은 깊이 들어가면 문화적 차이가 분쟁 이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굳이 총칼 들고 하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면 한일 월드컵 당시 문제를 일으켰던 프랑스인들의 보신탕 비난 사건 등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신경전들이다. 서로가 서로의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가진다면 조금 더! 사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평 생각계단 오르기
책 읽는 맛 느껴져요 책 읽기는 세상을 보는 시야를 한 단계 높여 주는 경우가 많다. 생각의 깊이를 더해 주기도 하고 감성을 더 풍성하게 하기도 한다. 때로는 읽은 뒤의 느낌을 글로 적으면서 그런 변화된 모습이 구체화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스스로 그런 재미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느껴진다. 고용우/울산국어교사모임 회장, 울산 제일고 교사 koyongu@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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