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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에, 삶이 스며드는 옛이야기-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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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꼭두각시 살았는데/ 나이 서른 넘도록 시집을 못 갔어. 엄마한테 물으니/ 키 작다고 그러대 발 크다고 그러대/ 손가락 짧다고 그러대 입 크다고 그러대/ 코가 넓적하다 그러대 그러던 어느 날 깊고 깊은 산골에 나무꾼 총각 목도령이 장가들고 싶대서 사주단자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려도 감감 무소식. 마당에서 채환이랑 정수랑 재윤이(모두 초등 2년)가 자치기를 해요. 채환이가 먼저 어미 자로 힘껏 새끼 자를 내리치면서 홈런을 날렸어요. 저기 저 만큼 주차장 차 너머로 훌쩍 키를 넘겨 새끼 자가 떨어졌어요. 채환이는 신이 나서 입을 크게 벌리면서 ‘오져’ 했어요. 박자를 맞추어서 노래를 부르면서 어미 자로 길이를 재가요. 정수랑 재윤이랑 나는 놀라하면서도 재미나게 같이 따라 부르면서 길이를 재갔어요. 온 몸과 마음이 들썩들썩거리면서 흥이 났어요. 한 자 두 자가 아니라 ‘꼭두각시와 목도령’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은 몸으로 놀고 있어요.재윤이 차례가 왔어요. 재윤이는 욕심을 부려 보았지만 새끼 자가 바로 자기 옆에 떨어졌어요. ‘아-후’ 하고 못마땅해 하면서도 뒷이야기를 이어서 박자를 맞추면서 노래를 부르며 길이를 재가요. 보리범벅 머리에 이고 보리술을 허리에 차고 강 건너 고개 넘어 깊은 산골 목 도령을 찾아갔어요. 신나는 노래에 속상했던 마음도 다 사라져 버렸나 봐요. 재윤이는 즐거운 얼굴로 웃기만 했으니까요. 정수는 어미 자와 새끼 자를 두 손으로 꽉 잡고서 그 다음 이야기를 노래로 불렀어요. 찌그러진 초가집에/ 비도 눈도 들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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