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식에서 “법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
태블릿피시 최순실의 것인지 밝혀지지 않아“
“최순실과 경제공동체? 엮은 허위주장” 발언도
“일방적 이념주입” “정치중립 지켜야” 비판 일어
서울 한 고교 교장이 학년말 종업식에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통령 탄핵은 객관적 근거나 법적 절차를 안 지키고 정치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서울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은 지난 7일 학교 종업식에서 ‘탄핵정국에 대한 곽일천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회’(영상 바로가기)를 열고, 강당에 모인 전체 학생들에게 1시간여 동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이 학교 누리집에 게재된 당시 동영상을 보면, 곽 교장은 학생들에게 대통령 탄핵에 대해 “탄핵 사건을 처리하는 우리 사회는 정의로움이 사라졌거나 부족하다. 지극히 법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 교장은 “태블릿피시가 최순실의 것이냐 아니냐 밝혀지지도 않았다. 언론의 주장에 피해를 보고 있는 피고 쪽에서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 균형있게 따져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곽 교장은 “10월 언론보도가 나며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12월에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엄중한 일을 국회가 처리했다. 아직 재판을 해서 죄가 되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그대로 탄핵을 밀어붙였다”며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운영 시스템인데 적법한 절차나 객관적 근거없이 했다?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학교 홈페이지에 월간조선 기자가 쓴 13개 헌법조항을 위반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 기소한 측과 반박하는 대통령의 주장을 소개해놨다. 적어도 그런 것을 읽어보라”고 학생들에게 특정한 글을 권유했다.
곽 교장은 학생들에게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주요하게 거론된 뇌물죄 여부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최순실을 이용해서 삼성 등 20개 대기업의 돈을 받았다며 뇌물죄라고 한다. …날고 뛰는 특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거부 당했다. 뇌물이라고 입증할 수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추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도하도 안되니까 이제는 ‘경제공동체다’, ‘최순실이 지은 경제적 잘못은 다 대통령을 위해 한 것이고, 대통령과 지갑을 나눠쓰는 사이다’ 이런 식으로 언론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엮어도 이만저만 엮는 허위주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또한 곽 교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전전 정권에서 좌파 문화예술인들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소위 ‘화이트리스트’라는 것이 정권이 바뀌어 국가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특혜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블랙리스트”라고 재정의하며 “(이에) 저항했던 고위공무원을 ‘너 그만둬라’, ‘좌천시켜라’ 한 것 갖고 탄핵했는데, 1,2급의 공무원들은 대통령이나 장관이 인사조처할 수 있는 인사권이 있다. 그걸 갖고 권력남용이다, 기회를 제한했다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여러분들이 법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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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교장이 학교 누리집 게시판에 올린 글들.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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