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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3 17:12 수정 : 2005.11.14 14:25

엄마를 잃고 덤불 속에서 떨고 있는 아기 여우에게 지나가던 여우 아줌마가 다가온다. 배고픔에 울고 있는 아기 여우를 위해 젖을 물리고, 고민 끝에 자신의 보금자리로 데려온다. 옆 집에 살고 있던 다른 여우 아줌마가 말한다. “아이가 셋이나 되면서 또 아이를 주워오다니, 당신은 그 아이를 위해서도 사냥을 할 건가요?” 여우 아줌마가 말한다. “나는 그 아이를 품어 주었고 젖을 물렸어요. 숲 속을 지날 땐 사냥개에게 쫓기고 오소리와 싸움까지 했지요. 그러니 그 애는 내가 데리고 있어야 해요.”

여우 아줌마는 가족 사랑의 본질이 ‘유전자’가 아니라 ‘돌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 보다. 서로를 돌보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통, 기쁨과 보람이야 말로 가족을 끈끈하게 만드는 원천이 아닌가. 혈연 관계가 아닌 사람과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일이 흔한 요즘, 엄마 잃은 아기 여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여우 아줌마의 지혜가 빛을 발한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내 아이만 남다르다’는 생각에 젖기 쉬운 우리 사회 보통 부모들도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글을 쓴 이리나 코르슈노프는 2002년 출간된 <내친구 꼬마용>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비교적 친근한 작가다. 러시아계 독일 출신으로, 다양한 동물을 소재로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주로 써왔다.

이리나 코르슈노프 글, 라인하르트 미홀 그림, 김정희 옮김. -경독/6500원.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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