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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3 17:18 수정 : 2005.11.14 14:26

충치 없는 세상 만들기

충치 모자감염 많아
음식물 씹어주기 등 삼가야

영유아가 충치균에 감염되는 경로는 무척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경우는 가족과의 접촉을 통해서다. 치의학계에서는 이를 ‘모자 감염’이라 부르는데, 이는 태아가 모태에 있을 때 충치균에 감염된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의 주 양육자가 엄마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를 ‘모자 감염’이라고 통칭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모자 감염 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하는 까닭에 대해, 전문가들은 “독특한 육아 문화”를 먼저 꼽는다. 한양여대 치위생과 정재연 교수는 “아이들을 귀하게 생각한 나머지 음식을 씹어서 입에 넣어주거나, 이유식을 맛보던 숟가락을 씻지 않은 채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는 경우, 뜨거운 국 국물을 식히기 위해 자신의 입에 넣었다가 먹이는 경우, 가족들이 물컵을 함께 쓰는 문화 등 충치균을 갖고 있는 어른과 영유아의 직접적인 접촉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이를 위해 무심코 한 행동이 아이에게 충치균을 옮기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핀란드 치의학계에서는 엄마의 치아 상태가 아이의 충치 감염 여부와 관계가 깊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최연희 교수는 올해 초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한 부산 지역 120명의 산모를 모집해 모자감염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에 나섰다. 2년에 걸쳐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는 산모가 아이를 낳은 뒤 한 집단은 자이리톨을 섭취하는 등 치아관리에 힘쓰고, 한 집단은 자이리톨을 섭취하지 않은 채로 일정 기간을 보낸 뒤, 아이의 충치균 감염 여부가 두 집단 간에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는 지 조사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주 양육자가 아이의 충치균 감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유아가 충치균에 심하게 감염되면 마취한 상태에서 치료를 해야 하는 등 큰 어려움이 따르고, 영구치 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모자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영유아 간의 입맞춤이나 음식물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구강 대 구강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자주 잇솔질을 해주어야 한다. 가족들의 칫솔을 함께 보관하고 있다면 칫솔모가 서로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칫솔모가 축축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서늘한 곳에 둔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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