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11.13 17:32 수정 : 2005.11.14 14:26

세종문화회관에서 마련한 공연장 체험 프로그램 ‘세종 투어’에 참여한 학생들이 각종 공연 의상들을 둘러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신나는 공연장 체험 프로그램

무대 위 사진 찍고
무대 뒤 둘러보고
국악·연극·재즈 등 즐겨
배우·작가와 대화도
서너달 전에 신청해야

상명사대부여중 2학년 김세라 양은 얼마전 세종문화회관에 다녀왔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래 위로 움직이며 회전도 하는 신기한 무대 위에서 기념촬영도 하고, 무대 뒤에 진열돼 있는 각종 의상과 소품도 구경했다. 조명이나 음향을 어디서, 어떻게 조작하는 지도 알게 됐다.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 오르간이 이렇게 큰 줄 처음 알았습니다. 공연장은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체험학습을 통해 예술이 우리 생활에서 나오고, 삶을 표현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세라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6월부터 마련하고 있는 ‘세종 투어’다. 한 학교, 혹은 한 학년 단위로 신청을 받아 진행되는 세종 투어는 오전 10시부터 약 70분 동안 공연장과 전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본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우광혁 교수가 진행하는 작은 콘서트 <음악세계로의 여행>을 감상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한 시간 가량 계속되는 <음악세계로의 여행>은 소라와 고동, 짐승 뿔로 만든 호른 등 옛 악기부터 현대 악기까지 서양악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작은 음악회도 즐기는 등 음악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져 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국립극장은 ‘상두야, 극장가자!’라는 프로그램으로 어린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국립극장의 특징은 공연장 관람이 끝난 뒤, 참가 학생들의 연령에 따라 서로 다른 문화공연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각 학년별 교과과정을 기초로 한 문화공연은 교과서에 나오는 국악과 전통춤, 풍물연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종일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오전에 진행되는 국립극장 탐방에 이어 남산타워와 지구촌민속박물관 등을 돌아보는 ‘남산 문화탐방’까지 즐길 수 있다.

대학로 소극장 체험 프로그램인 ‘대학로에서 연극이랑 놀자!’도 주목할 만 하다. ‘축제를만드는사람들’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해당 공연에 대한 사전 교육과 공연 관람, 주제 토론, 연출자와 배우, 작가와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총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다. 조명, 분장, 의상 등 연극 공연에 필요한 요소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연출자의 지도로 극중 한 장면을 학생들이 직접 연기해 보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각 지역 문화예술 공연장들도 학생들의 체험학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구학생문화센터는 교과수업 관련 공연예술체험학습 프로그램인 ‘친구야 함께 가자’를 마련해 <교과서 국악 여행>, <청소년을 위한 체험 콘서트>, <중등학생을 위한 음악과 함께 하는 이야기> 등 학생들을 겨냥한 특별 공연에 저소득층 가정 학생과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우선 초대한다. 경기도 가평 자라섬 재즈센터는 학생들이 센터 안에 있는 ‘타악기 체험관’을 방문해 다양한 타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만들어 보고, 공연도 감상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고양문화재단은 ‘생생한 무대 현장 맛보기’라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문화예술 공간을 좀 더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고 있다.

무대 뒤 모습을 적극 공개하려는 공연장들의 이러한 시도는, 특별활동과 재량활동 수업을 다양하게 운영하려는 학교쪽 요구와 맞물리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 5일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에는 더 많은 공연장들이 학생들에게 문을 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공연장 체험은 학년 단위로 이루어지며, 공연 일정에 따라 무대 공개가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서너달 전에 미리 접수를 받는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