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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3 19:14 수정 : 2005.11.14 14:27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에서 여주인공 토팅턴(가운데)이 사냥꾼 빅터에게서 황금 당근을 빼앗고 있는 장면. 토팅턴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하는 빅터는 전형적인 ‘마초’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에게 영화를 보여줄 때 각 장면들이 잘못된 성역할 고정관념을 전달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도 성교육의 하나이다. AP 연합

나라 밖에선

영국 ‘성교육’ 지침 화제

지난 5월 영국 중부도시 더비에서 12살, 14살, 16살 난 소녀들이 잇따라 임신하면서 성교육의 중요성이 전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소녀의 어머니 줄리 앳킨스는 이들의 학교가 충분한 성교육을 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학교쪽을 비난했다. ‘가족계획협회’는 각 학교의 성교육을 의무화 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포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은 영국이 서유럽에서 10대 임신 비율이 가장 높고, 10대 성병 감염율도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런 경각심이 최근 결실을 맺었다. 영국 교육당국은 지난 4일 학교의 성교육 안내지침을 마련해 발표했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성교육이 생물 시간에 이뤄져, 학생들이 인간관계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이번 개정 지침에서는 생물학적 관점과 인간관계의 비중이 균형을 이루도록 조정됐다.

‘성 및 관계 교육’이란 제목의 새 지침은 가족, 사춘기, 육체적 변화, 집단 따돌림, 우정, 성에 관해 다루고 있다. 먼저 각 주제별로 사회적 통념이나 학생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 관해 얘기를 나눈 뒤, 바람직한 행동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모든 단계별로 교사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나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방법 등이 나와 있다.

예컨대 성역할과 관련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성적이 좋다거나 잘 우는 남학생은 동성애자라거나, 여성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남성은 여성보다 이성적이라는 등의 사회적 통념을 제시한 뒤, 이런 고정관념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학생들이 토론하게 한다. 또 성관계와 관련해, 사랑하는 감정에 대해 먼저 얘기를 나눈 뒤 성관계를 갖거나 혹은 미루는 이유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요구받을 때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성 상담 카운셀러 잔 발로우는 “교사들이 양질의 성관계 및 인간관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조항들이 담겨 있어 환영한다”면서도 “모든 학생들이 이번 조처의 혜택을 받으려면 성교육을 법정 교과과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침에서 분류해 놓은 연령대별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c1단계(7살 )= 이때는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결과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사람들간 차이점과 유사점을 구별하고 가족과 친구간에 서로 보호해 주는 방법 등을 설명하게 한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얘기하게 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에게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리는 실습을 할 수 있다.


?5c2단계(11살)=아이들은 사춘기 때 신체적 감정적 변화들을 토론한다. 학생들에게 균형잡힌 식단이나 규칙적 운동 등 건강한 생활을 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하거나, 정서적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짚어보게 할 수도 있다.

?5c3단계(14살 )=사랑에 빠지거나 헤어지는 일에 대한 그들의 감정을 친구나 선생님에게 얘기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런 감정들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인지하게 한다.

?5c4단계(16살)=학생들은 관계, 감정, 느낌에 대해 토론하거나, 아이가 생기거나 부모의 이혼 등의 가족사와 관련된 일들에 대처하는 방법을 토론할 수 있다. 또 결혼, 부모되기, 가족 생활 등 여러 종류의 인간관계와 책임감의 중요성을 인식토록 한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www.qca.org.uk에서 ‘QCA publishes PSHE guidance’)에서 얻을 수 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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