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 비해 특성화고의 경쟁률 높아, 실업교육의 양극화
특성화고등학교가 뜨고 있다. 하지만 특성화고등학교에 신입생 지원이 몰리면서 지방 일반 실업계고등학교는 잇달아 미달사태가 터져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반면, 서울지역은 특성화에 대한 지원율 뿐 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실업계 지원이 많아졌다. 전북, 농촌지역 실업계는 추가 모집 중, 특성화고 경쟁률은 치솟아 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도내 특성화 고교의 내년도 응시원수 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특성화고의 경쟁률이 급격히 상승한 반면, 일반 실업계고는 미달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졸업생 전원이 취업한 남원 한국경마축산고는 지난해 1.8대 1에 비해 0.3% 증가한 2.1대 1을 기록했다. 이어 전주생명과학고교로 특성화되는 전주농림고교 식품가공과의 경쟁률은 8대 1로 높아졌으며 전주 한국 전통 문화고의 생활과학과는 3.7대 1의 경쟁률 등을 기록했다.반면, 남원과 고창, 김제, 무주 등 농촌지역 실업계 고교 대부분의 학과는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 신입생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이에 지방의 경우 일반 실업계와 특성화고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취업, 진학 다 생각해보면 실업계가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일반 실업계여도 명문이 아니면 특성화고, 특성화된 과가 더 낫다. 현재 서울 신관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은소래(15,여)양은 성적이 낮아 실업계를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 취업과 진학 부분을 선점하고 있는 곳을 가길 희망하고 있었다. 은 양이 생각하고 있는 S상고는 전반적인 성적 컷트라인이 높지는 않지만 그 학교의 ‘조리과학과’가 유명해 지원하려 하고 있었다. “그 학교에 과가 많은데요. 조리과학과가 제일 높긴 하지만 취업이 잘 되요. 음식·조리 부분이 취업이 잘 되거든요.”라며 당장 성적에 맞는 학교와 취업이 진학이 잘 되는 학교를 고려하고 있었다. 또 중학교 2학년 D양은 “선생님이 말하는 걸 들어보니까 학교 지원도 잘 되고 학비도 안 내도 된다고 그리고 취업이 잘 된다고 그랬어요.”라며 중3이 되기 전에 특성화고 진학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울 동구여자상업고등학교 안종훈 교사는 “성적이 어중간한 친구들은 대부분 실업계 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다. 실업계에서 내신이라도 잘 받으면 특별전형으로 대학 지원이 유리하기 때문이다.”라며 “동구여상이나 서울여상의 경우 대기업이나 연봉이 높은 회사에서 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에 취업에도 좋은 대우여서 많은 학생들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학생 뿐 아니라 학교도 특성화고 선호, 신청 및 지원 경쟁률도 치열
단기적으로 특성화고가 희소가치가 높지만 장담 못. 서울지역은 지난해 지원현황에서 미달된 곳이 소수였다. 지방과는 좀 다른 이유에 있어 많은 서울 지역 학생들이 ‘실업계 특별전형’을 염두해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학교들이 특성화고로 탈바꿈하면서 실업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면도 있었다. 안 교사는 “사실 실업계에 가는 게 서울지역은 유행인 것 같다. 작년 이맘때쯤 생각지도 못하게 실업계가 미달된 곳이 없었다. 우리도 예측할 수 없었다.”며 지방과는 실업계에 대해 조금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구여상의 경우 올해 특성화고로 지정되면서 2007학년도 신입생들은 특성화고로 모집하게 된다. 특성화고 선정에서 2번이나 불합격했다가 올해 선정된 것이다. 안 교사는 “인문계에서 자사고와 특목고를 따로 접수 기간을 두고 뽑아 띄워주는 것처럼 실업계에서도 특성화고의 접수 기간을 따로 두어 띄워주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희소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성화고는 학급당 인원이 25명으로 제한되며 매년 5억 원씩 지원되면서 교육여건이 타 학교에 비해 좋아지기 때문에 학생들 뿐 아니라 학교의 선호도 높다. 학생들은 대부분 취업과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에 특성화고를 선호하고 있으며 특성화고의 대부분이 그동안 취업과 진학에서 두각을 보인 ‘명문 실업계’인 경우가 많았다. 이 외에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특성화고가 된 경우였다. 특성화고로 지정되지 못한 실업계의 경우 지방과 차이가 있었지만 학생들 유치가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서울지역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명문 실업고나 특성화고 등 외에도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인해 미달사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특성화고에 의해 실업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성화고 1호인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경우는 대학진학률 또한 높아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는 학교였다. 안 교사는 “선린인터넷고등학교가 특성화고가 되면서 진학률 등이 높고 길을 잘 닦아 놓아서 많은 사람들이 실업계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에서 소외받고 있던 실업계의 육성정책 중 하나인 특성화고의 선정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고 학생들 역시 특성화고에 진학하려고 하기 때문에 경쟁률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희소가치가 있고 정부지원이 높아 교육여건이 달라지겠지만 장기적으로 많은 학교들이 모두 특성화고로 될 경우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안 교사는 “11월, 12월이 되면 신입생 홍보 때문에 기존 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면서 “실업계의 평준화는 사실상 총 정원의 틀이 조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몇 해 동안 미달이었던 실업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각계각층으로 특성화고를 만들거나 실업계 육성을 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실업계의 틀이 조정 되지 않는 이상, 특성화고에 가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과 특성화고 지정 받기 위한 학교의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그동안 소외되어왔던 실업계에서는 특성화로 인해 지원경쟁률이 높아지고 미달사태를 방지할 수 있어 반기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학교 지원도 높고 실업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과 학교 역시 대학입시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대부분의 특성화고는 대학진학을 목적에 두고 있으며 학생들은 진학과 진로 차원에서 유리한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특히 특성화고가 많이 선정되어 12월 중순까지 마무리 되는 실업계 지원에 높은 경쟁률이 예상되며 일반 실업계는 미달사태로 인한 양극화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진미 기자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