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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6 18:34 수정 : 2005.11.16 18:34

교비·국고보조금 21억 횡령 드러나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경민학원의 회계조작이 사실로 드러났다. 경민학원은 경기 의정부시에 경민대학과 경민중·고교를 비롯해 유치원까지 모두 7곳의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다.

특히 설립자인 홍우준(82)씨는 자신이 학장을 맡고, 아들인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홍문종(50) 전 의원에게 재단이사장을 맡겨 재단을 운영해와 ‘족벌체제’라는 비난을 받아오던 터라 이번 회계비리는 적잖은 파장은 물론 자칫 심각한 학내분규를 불러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경민학원 비리는 올 여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누군가로부터 첩보를 입수한 경찰수사가 진행되면서 한꺼풀씩 벗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재단이사장 홍씨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거대 야당의 도당 위원장이라는 점 등을 들어 ‘쉬쉬’하며 수사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한겨레>는 지난 7월21일치 10면에 ‘경민대학 비리혐의’ 수사 보도가 나가자 홍씨 등은 법적 대응을 운운하며 ‘당당히’(?) 맞섰다.

그러나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학교 돈과 국고보조금 21억7천만원을 떼어 먹은 혐의(횡령 등)로 경민학원 회계관계자 이아무개(45·여)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교직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횡령한 돈 가운데 7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로 법인설립자인 경민대학 홍우준(82) 학장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홍 학장의 아들이자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홍문종(50) 이사장을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민학원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제 하지도 않은 공사를 한 것처럼 꾸미거나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교비와 국고보조금 21억7천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경민학원은 교육기자재, 책상, 청소도구 등 물품 구입비를 부풀려 학교돈과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모든 책임을 팔순이 넘은 홍 학장에게 떠넘기기로 일관했다”면서 “때문에 홍 학장의 횡령액수가 7억여원이나 됐지만 지병이 있고 나이가 많아 구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구속된 피의자들이 ‘횡령액수 일부가 재단이사장 홍 전 의원한테도 돈이 건너갔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하는 등 일관성이 떨어져 일단 홍 전 의원을 일단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혀 돈흐름을 계속 추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홍 학장은 경찰조사에서 회계장부와 맞아 떨어지지 않는 돈 가운데 2억여원은 미국 하와이에 독립문 건립기념사업을 하는 데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수원/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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