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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초등학교는 지난 3월부터 ‘친환경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은 잡곡밥과 배추 된장국, 짜지 않은 김치와 달지 않은 냉채로 이루어진 ‘유기농 성찬’을 맛나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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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30% 비만” 조사 충격… 이용종 선생님 클리닉 만들고 학년별 한학급 ‘기초체력반’… 친환경 급식에 아이들 무럭무럭
제주동초등학교가 아이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이용종 교사의 공이 크다. 5년 전 아동비만이 심각하다는 점에 주목한 그는, 담임 학급 아이들의 체격과 체력을 측정해 비만이 염려되는 아이들의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한 건강 교육, 운동 프로그램 등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30% 가량이 비만이라는 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동비만은 성인비만과 달라서 비만세포만 커지는 게 아니라 비만세포 수 자체가 늘어나는 게 특징이죠. 한번 늘어난 비만세포수는 절대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성인이 된 뒤에도 비만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 교사가 더욱 안타까웠던 건 통통한 몸이 부의 상징이었던 예전과 달리, 가정 형편이 어려울 수록 비만아동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건 모든 학생들이 마찬가지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경우일 수록 패스트푸드 같은, 몸에 나쁜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부자는 날씬하고, 가난한 사람은 뚱뚱한 ‘몸의 빈부 격차’가 나타나는 것이죠.” 2년 전 제주동초등학교가 보건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이용종 교사의 ‘비만클리닉’은 학교 전체로 확대됐다. 교사들은 학년별로 한 학급씩 ‘기초체력반’을 만들어 비만이 염려되는 학생들을 관리하고, 각종 운동기구가 있는 체력단련실도 만들었다. 초등학생 수준에 맞는 요가, 에어로빅, 댄스스포츠 등 재미있는 체육 수업도 고안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건강 교육을 하고, 생활습관을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튼튼이 실천 기록장’을 만들어 전교생에게 나눠줬다. 지난 3월부터는 무농약, 유기농 식자재를 사용한 ‘친환경 급식’도 시작했다. 다른 학교에는 없고 제주동초등학교에만 있는 독특한 것들이, 여럿 생겨났다. #1. 기초체력반 - 1주일 4차례 산책 오후 1시30분. 2학년 학생들의 수업이 끝났다. 제주동초등학교 2학년 7반 스물 세 명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함께 산책을 나선다. 학교 근처에서 시작된 산책로는 해발 2백미터쯤 되는 사라봉까지 이어진다. 사라봉과 별도봉, 두 개의 오름을 돌아 내려오면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산책이라기보다는 등반에 가깝지만, 지난 3월부터 일주일에 네 번씩 해 온 터라 아이들에겐 익숙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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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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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건강방송 - 목요일 아침엔 도란도란 제주동초등학교의 아침은 건강방송으로 시작된다. ‘설탕, 그 달콤한 유혹’, ‘아토피는 왜 생길까’, ‘아침 식사의 중요성’ 등 다양한 주제로 방송물을 만들고,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방송한다. 아이들은 방송을 본 뒤 느낀 점과 궁금한 점을 ‘튼튼이 실천 기록장’에 적어둔다. 보건교육 연구부장인 박문숙 교사는 “아이들 스스로 몸을 돌보게 하려면 건강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려주는 것이 먼저”라면서 “초등 교과 중에서 몸과 먹을 거리에 대한 단원을 더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수업 모델을 개발하고, 부족한 내용은 아침 건강방송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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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이 생활 실천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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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종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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