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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0 18:11 수정 : 2005.11.21 13:51

"그래도 연극반은 죽지 않는다"라는 이번 행사의 모토를 다시한번 강조하며 청소년 기획단이 마무리 인사말을 하고있다.

보여지는 것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나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연극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작품을 위해, 한번의 공연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야말로 더 소중한 것은 아닐까. 적어도 연극을 하는 사람들에겐 그렇다.

‘우리는 배가 고프다’, ‘우리는 연극이 하고 싶다’.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청소년들이 모였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커다란 무대도 화려한 조명도 아닌 연습실이다. 고픈 배를 채워줄 한 끼의 식사다. 그리고 무엇보다 필요한 건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이해이다.

서울시에서 주최하고 품청소년문화공동체(pumdongi.org)가 주관하는 서울시청소년연극축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처음엔 연극경연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시상결과에 따른 아이들의 눈물을 본 후, 또 2년 동안 다른 단체에게 사업을 위탁하게 되는 시련을 맛본 뒤 오늘날의 비경쟁축제로 자리잡았다. 청소년연극제에서 청소년연극축제로 이름을 바꾼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10돌 맞은 서울시청소년연극축제

참가동아리들 경쟁 대신 서로 격려

올해로 열돌을 맞는 서울시청소년연극축제는 지난 5일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천지음’의 흥겨운 풍물공연으로 축제의 막이 오르고, 무지개극장은 축제의 열기로 가득찼다. 사람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우리의 장단에 빠져들었다.

10년간 청소년연극축제가 걸어온 길을 영상과 퍼포먼스를 통해 보여주는 순서가 이어졌다. ‘헝그리 궭’ 기획단장 김보희(17)양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좋았던 기억들이 더 많다. 연극의 결과뿐이 아닌 과정이 보여져서 좋다”고 했다. 서울YWCA 청소년극단 마루에서 활동중인 오태경(16)양은 “기획단은 아니지만 개막 퍼포먼스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아침부터 이행사를 분주하게 준비했는데, 보여지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며 소감을 밝혔다.

품청소년문화공동체의 심한기(40) 대표는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것, 하면 행복한 것들을 편안하게 즐길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말들을 연극을 통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연극반은 죽지 않는다”라는 충격적인 모토를 내걸고 당당히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이 피켓팅과 퍼포먼스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장슬기(16·고1)양은 “우린 연극을 외치고 우리를 외치고 있다. 세상에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달라고 명동 거리에서 용감하게 쓰러질 수 있는 청소년이 몇이나 될까. 내가 보기에 우리는 그래도 꽤 멋진 녀석들 같다.”고 했다.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는 12개의 동아리 공연과 4개의 초청공연이 열린다. 모두 연극에 대한 열정과 젊음의 패기가 곳곳에 묻어 있는 공연들이다. 참가 동아리들은 단순히 서로를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공연을 관람해주고 진심어린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진정한 연극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행사가 끝나도 연극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다.

김경희/1318리포터, 서울 송곡여고 3학년 shindyk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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