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경/염창중 3학년 노란 벌판 위로 날아다니던 바알간 고추잠자리 움푹 파인 도랑 밑에 사는 우렁 난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린 날 키워주신 할머니 마늘을 까시며 너도 크면 이런 거 해야 된다며 맵게 꾸중하시던 할머니 거무튀튀한 얼굴에 머리엔 노란 손수건 한 손에 호미 들고 비닐하우스 들어가시더니 내게 건네 준 바알간 토마토 한줌 그때 그 토마토도 추억의 증거인 호미도 다 사라진 지금 그날 그때가 한없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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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출처: 박항률 그림시집 <그리울 때 너를 그린다>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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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비/서울 염창중 3학년 예배에 성묘에 피곤함을 숨기고 그리운 시골에 왔습니다 초저녁잠 많으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선 온갖 음식 차려놓고, 온돌방 데워놓고 늦어지는 아들, 딸 기다리십니다 “아이고 우리 강아지 수고했지?” 할아버지 얼굴엔 기분 좋은 웃음이 가득입니다 따뜻한 온돌 바닥에 몸을 기대고 두런두런 정겨운 얘깃소리, 자장가로 나는 스르르 잠이 듭니다 할아버지 함박웃음이 따뜻한 시골집, 온돌바닥이 문득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평-지나간 시간 더듬어 잘 풀어내 그리운 것들은 오늘과 내일의 힘이 됩니다. 건조하기만 한 아이들의 내면에도 추억은 있습니다. 두 녀석 다 지난 시간을 더듬어 잘 풀어냈습니다. 정미영/서울국어교사모임, 서울 염창중 교사 saemnur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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