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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1 18:16 수정 : 2005.02.01 18:16

채용 줄이는데 지원자 ‘구름떼’…
국공립 지원자도 방향전환

“전부 다 뽑지 못해 미안합니다.”

청년 실업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수 인력들이 학교 교사직으로 몰리면서, 일부 사립 중·고등학교 교원 모집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1만여명으로 추산되는 중등학교 교사 지원자들에게 특히 가혹한 해가 될 전망이다.

최근 교사 5명을 모집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중대부고는 한판 ‘홍역’을 치렀다. 인터넷으로 모집 공고를 내자, 정원의 100배를 웃도는 500여명이 몰려든 것이다. 지원한 ‘예비 교사’ 가운데에는 서울대, 연고대 등 이른바 명문대 출신뿐만 아니라 석사학위 소지자, 해외 유학파 등도 있었다.

지난달 기간제 교사를 뽑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마포고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교사 11명 모집에 무려 1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어 학교 업무를 마비시킨 것이다. 이 학교 여은근 교감은 “특히 우수 여성인력들이 많이 지원했다”며 “훌륭한 인재들을 다 뽑지 못해 미안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교원채용정보 전문업체인 에듀포잡의 양승근 대표는 “사립학교들의 채용 공고가 4분의1 가량 줄어드는 등 교사 신규 채용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서울 소재 학교 등 인기 지역에는 정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뜨자마자 수천명이 몰리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사학 재단들이 사립학교법 개정 법안이 강행되면 학교 폐쇄하겠다고 하는 등 위축된 분위기라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3년 전 지방 사범대를 졸업해 교직을 준비하고 있는 김아무개(29)씨는 10여년 동안 키워온 교직의 꿈을 접으려 하고 있다. 학부 때부터 준비한 임용고시에서 연달아 떨어지고, 사립학교 교원채용에서도 역시 고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기간제 교사 자리도 마다하고 있지 않지만 이 역시 명문대거나 ‘빽’이 없으면 힘들어 포기할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를 나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김아무개(28)씨 역시 “국공립 사범대 출신 교원미발령자 관련 법안이 통과돼 공립학교 교원 정원이 줄어들고,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신규교원 충원을 줄인다는 소문이 돌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사학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비 교원들을 상대로 취업을 미끼로 사기를 치는 브로커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사학 취업 단가가 5천만원”이라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사립학교 중등 교원들의 초봉은 대략 한달에 150만~170만원 선이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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