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두발 규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고등학교가 들어선 지 이제 100년 정도가 된 걸로 알고 있다. 현 고등학교체제처럼 많은 학생들을 학년별로 나누어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인데 그때 일제는 학생들에게 통일된 옷인 교복과 똑같은 머리를 만들고자 두발 규정을 만들었다. 해방 뒤 얼마 지나지 않아 6·25전쟁이 터지고 3년 뒤 휴전이 되어 겨우 체제를 갖추고 다시 학교가 문을 열게 되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가 지났음에도 학교는 그때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물론 지금은 교련 훈련이나 월요일마다 하는 운동장 조회 등은 하지 않지만 두발 규정만큼은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통인 양 이어나가고 있다. 법은 본디 우리의 대표가 만든 것이니만큼 우리 실정에 맞는 것이어야 하고 그것이 사회에서 필요치 않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법 개정을 한다. 요 몇 달 사이 우리 고등학생들은 두발 규정 폐지를 촉구하며 촛불시위까지 벌였지만 그때 잠깐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도하고는 쑥 들어가고 말았다. 두발 규제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반발심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는가? 우리 어른들 및 선생님들은 무조건 ‘학생이니까’ 머리를 기르면 안 된다고 한다. 머리를 기르면 거기에 소홀에서 공부에 전념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분명 어른들은 두발 규제 필요의 이유를 자세히 모르신다. 그럼 왜 두발 규제가 폐지되어야 하고 인권침해인가 말해보고자 한다.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고?무조건 학생이니까?
머리 길면 불량해지니까?
100년 이어온 일제 잔재
이젠 폐지할 때 헌법 제12조를 보면 ‘모든 인간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고 나와 있다. 신체라 하면 필시 머리카락도 신체이므로 누구도 자기 신체에 대해 규제를 할 수 없고 강제로 제제를 가할 수 없다. 전국의 중·고등학생들도 인간일터인데 학교라는 틀 안에서는 헌법이 휴지화되고 학교의 입맛에 맞게 맞춰져야 한다. 우리는 공장에서 나오는 인형들처럼 똑같은 존재가 아닌 각자마다 개성이 있는 존재다. 하지만 학교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학생의 인권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짓밟히고 있는데 그 다수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간혹 어떤 분들은 머리를 짧게 함으로 해서 탈선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시는데 과연 두발 규제를 해서 청소년 범죄가 발생하지 않는 것인가? 몇몇 불량 학생들이 범죄를 저질러서 뉴스에 머리를 잔뜩 기른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제 학생은 선생님들도 손대기가 껄끄러워 그저 학교만 조용히 다녀라 하는 식으로 대한다. 하기도 싫은 스포츠머리를 피하려고 자르지 않고 숨어 다니고, 언제 잘리나 하는 걱정에 공부는 자연히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왜 두발 규제 폐지를 해보지도 않고 공부를 하니 안 하니 하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는가? 하지만 3년 내내 머리만 기르고 놀면서 공부는 안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중요한 건 두발 규제가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에 있다고 본다. 단순히 멋을 부리기 위해 두발 규제 폐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을 되찾기 위한 것이다. 어두운 골목이나 오락실에서 길게 머리를 기르는 학생들은 단지 많은 학생들이 머리를 짧게 하고 다니기 때문에 특별해 보이는 것이고 불량해 보이는 것이다. 부디 머리의 길이로 학생들을 구분짓지 않았으면 한다. 머리가 길어 술, 담배를 마음대로 사거나 유해업소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면 해결 방안을 머리 단속이 아닌 판매업소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하거나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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