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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전문 입시 분석가. 메거스터디 입시상담실장, 숭실대 입시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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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입시정보 가이드 - <3> 정시 지원 전략
11월 23일 수능시험 이후 지난 20여 일 동안 수험생들은 원점수(가채점 기준)로 희망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지, 아니면 지원 가능 대학이 어디인지 대략은 파악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원 희망 대학의 모집요강들도 대부분 숙지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또 다른 입시 정보를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투자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원점수에 의한 지원 가능 대학 파악은 하지 말라. 다만, 모집요강 분석은 꾸준히 하라.”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미 여러 차례 들어 알겠지만, 현 입시는 원점수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12월 19일에 손에 들게 될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지원하게 된다. 따라서 수능 점수에 따른 지원 가능 여부는 수능 성적표를 받고 난 뒤 알아봐도 늦지 않다. 그렇다면 수능 성적 발표 이전까지는 무엇을 해야 할까? 논술과 구술·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이에 대한 대비를 보다 철저히 하면 되고, 그 밖의 수험생들은 적성과 진로에 대한 확증과 대학 모집요강 숙지, 그리고 영화보기와 독서, 여행 등으로 심신의 여유를 찾았으면 한다. 여유가 있어야 12월 24일부터 닷새 동안 진행되는 정시 입학원서 접수에서 보다 유리한 지원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아래의 내용은 2006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기본 원칙과 이에 필요한 자료를 섭렵하는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하지만, 대학입시 지원 전략은 수험생 개개인의 적성·진로, 희망 대학, 수능 및 학생부 성적, 논·구술 실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입학원서 접수 전에 선생님과 부모님, 입시 기관의 도움을 받아 객관적이고 타당한 지원 계획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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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대학·학과 선정 과정
적성 찾기 → 적성 관련 대학?학과 찾기 → 대학?학과별 전형 유형 분석하기 → 성적을 토대로 유리한 대학?학과 알아보기 → 모집 군별 최종 대학 선정하기 → 원서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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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적성 찾기에 주력하라.
적성을 알아보는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는 적성 테스트. 자신의 적성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적성 테스트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www.careernet.re.kr) 등 진로·적성검사를 실시해 주는 곳을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하나,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해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오래 지켜 본 가족이나 친구, 선생님들이 나의 적성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듣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둘째, 분야별 진출 학과들을 미리 알아보라.
적성에 따라 진로의 방향을 어느 정도 정했다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는지, 어느 학과 출신인지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학의 학과 사이트나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로, 실제 어떤 학과 출신들이 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셋째,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방법을 실시하는 대학과 학과를 찾아라.
수능 성적이나 학생부 성적, 글쓰기를 잘 하거나 외국어 구사 능력 또는 수리 능력 등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형 유형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홈페이지(www.kcue.or.kr)를 비롯해 대학 및 입시기관 홈페이지 등을 자주 접촉하면서 대학별 선발 유형과 전형 방법 등을 비교·분석해야 한다. 특히, 수능 성적이나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의 경우 학교장 및 교사 추천자 특별 전형을 비롯해 수능 우수자 특별 전형과 내신 성적 우수자 특별 전형 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래 내용은 수능과 학생부, 논·구술 등 전형 요소와 관련하여 궁금해 하는 사항들을 정리한 것이다. 정시 지원에 앞서 이들 내용을 꼼꼼히 알아보기 바란다.
【수능 성적으로 유·불리 파악하기】 ①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점수가 유리할까?
⇒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점수가 유리한지를 따지는 것은 솔직히 별 의미가 없다. 이런 고민을 하려면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이 어떤 대학은 표준점수, 어떤 대학은 백분위를 쓰는 등 차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2006학년도 정시 모집의 학생 선발 전형 방법을 보면 다수의 상위권 대학들은 표준점수를, 중·하위권 대학들은 백분위를 활용하므로 실제 대학 지원에 있어서는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두고 무엇이 유리한지 고민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활용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전혀 고려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서울 소재 대학 중 단국대(의예과·치의예과 제외)·덕성여대·동덕여대·상명대·서울교대·서울여대·숙명여대·숭실대·이화여대·홍익대 등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과 여타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의 지원을 함께 고려하는 수험생이라면 활용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참고로 대학에서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쓰는 이유는, 변별력의 망을 크게 할 것인지, 작게 할 것인지의 차이라고 이해해 될 듯싶다. 예를 들어 지난 9월 수능 모의평가 외국어 영역의 채점 결과를 보면, 표준점수로는 137점이 최고였고, 백분위로는 100점이 최고였다. 이 경우 100개의 구멍보다는 137개의 구멍을 만들면 그물망이 좀더 촘촘해지고 변별력 또한 커지지 않겠는가?
〔표 1〕수능 표준점수 총점이 동일한 A·B 학생의 성적 비교 (2005학년도 수능 성적 기준)
주1) 탐구 영역 평균 표준점수 = 응시 탐구 영역 과목 표준점수 합 ÷ (응시과목수 ÷ 2)
주2) 탐구 영역 평균 백분위 = 응시 탐구 영역 과목 백분위 합 ÷ 응시과목수
②
원점수를 활용해 대강이라도 지원 가능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 수능 원점수(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대학 지원 가능 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학교 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이다. 몇 해 동안 수험생을 지도한 선생님들은 수능 원점수와 내신 성적만 보아도 지원 가능 여부를 어느 정도 가늠하실 수 있다. 지난해에 몇 점대 학생들이 어느 대학에 지원하여 합격했는지, 불합격했는지에 관한 자료를 갖고 계시기 때문이다. 아울러 입시기관에서 발표하는 가배치표로도 지원 가능 여부를 대강은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지원 가능 여부를 전적으로 원점수에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2006학년도 정시 지원 가능 여부는 오는 12월 19일에 알게 될 표준점수와 백분위로만 판단할 수 있다.
③
가산점이 주어질 경우, 어느 정도 점수에 변동이 올까?
⇒ 2006학년도 입시에서 수리 영역 ‘가’형과 사회/과학탐구 영역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꽤 있다. 하지만, 가산점 부여 비율이 5% 미만일 경우 영향력은 미약할 것으로 예상된다(표준점수 반영 대학의 경우). 예를 들어 9월 수능 모의평가를 보면 수리 영역 ‘가’형의 표준점수 만점은 139점, ‘나’형은 154점으로 차이가 무려 15점이나 났다. 이 때 대학이 ‘가’형 선택자에게 5%의 가산점을 준다고 할 경우, ‘가’형의 최고점을 받은 학생의 점수는 139점 + 6.95점으로 145.95점이 된다. 이는 ‘나’형의 최고 점수인 154점보다 8.05점이나 낮은 점수이다. 결국 가산점 부여에 따라 이익을 보는 수험생은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수리 영역 ‘가’형의 표준점수가 올라가거나 가산점이 5% 이상일 때에는 가산점 부여로 인해 점수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실질적인 점수차는 12월 19일 수능 성적이 나온 다음 직접 계산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수리 영역 ‘나’형 응시자는 가산점 부여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④
반영 영역과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최근 대학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수험생 개개인이 취득한 영역 및 과목별 점수가 다르고, 또한 대학에 따라 반영 영역과 탐구 영역 과목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능 총점으로 동일하더라도 지원 대학에 따라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6학년도 수능 성적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2005학년도 정시 모집 결과를 보면 수능 반영 영역과 탐구 과목수에 따른 유·불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능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는 대학에서 발표하는 수능 계산식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하다.
〔표 1〕의 A·B 학생이 지난해에 부산대 영어교육과에 지원했을 경우, A학생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또는 ‘언어·수리·사회탐구 영역’을 적용했을 때 유리하고, B학생은 ‘언어·외국어·사회탐구 영역’ 또는 ‘수리·외국어·사회탐구 영역’을 적용했을 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표 2〕와 〔표 3〕는 수능 원점수 총점이 350점으로 동일한 6명의 수험생들의 수능 반영 방법에 따른 순위 변화를 보여준 예이다.
수능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는 수능 성적 발표 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영역별 점수대별 누적 도표를 활용하거나,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수능 총점에 따른 영역별 평균점을 활용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표 2〕수능 원점수 총점 350점인 사회탐구 영역 선택 수험생 6명의 개인별 성적
〔표 3〕수능 원점수 총점 350점인 수험생 6명의 수능 반영 형태에 따른 순위 변화(예)
⑤
수능 배치표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
⇒ 수능 배치표는 과거 수험생들의 지원 현황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100% 다 맞출 수는 없다. 또한 입시기관마다 표본집단이 달라서 배치 점수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만일 재수생이라면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올해 처음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라면 여러 개의 배치표를 조합해서 평균을 내는 게 그나마 배치표 자체의 오차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세 개의 배치표를 봤다면, 세 개의 점수를 합해서 3으로 나누면 된다. 최근 입시 사이트 중에는 점수를 넣으면 지원 가능 대학과 유리한 대학들을 알려주는 곳도 있으니, 이를 이용해봄직도 하다.
【학생부 성적 검토하기】
①
실질 반영 비율은 어떻게 계산하나?
⇒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이란, 대학의 전형 요소별 반영 비율에 표기되는 비율(일명 외형상 반영 비율)과는 다른 것으로 학생부 최고점에서 최저점(기본 점수)을 뺀 점수가 전형 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서강대 경영학부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학생부 성적을 계산해 보자.
〔표 4〕서강대 일반 전형 학생부 반영 방법
일단 학생부 반영 비율이 50%이니, 전형 총점 2,000점 중 학생부 총점은 1,000점이 된다. 이 때 실질 반영비율이 8.0%라는 것은 전형 총점 2,000점의 8.0% 즉 160점이 학생부가 차지하는 점수로, 지원자 누구에게나 부여하는 기본 점수(최저점)는 840점이 된다는 의미이다. 결국 학생부는 전형 총점 2,000점 중 160점만이 반영되는 셈이 된다. 이 경우 실질 반영 비율이 올라갈수록 학생부 성적 반영 비율 역시 올라간다. 즉, 학생부 성적이 좋다면 실질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 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서강대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 : (최고점 1,000점 - 최저점 840점) ÷ 전형 총점 2,000점 × 100 = 8%
②
비교과 영역은 전체 성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 대부분 수험생들이 만점을 받을 뿐 아니라, 반영 대학도 적고, 반영 비율 역시 매우 낮기 때문에 거의 영향을 못 미친다. 위의 서강대의 경우, 비교과 영역의 실질 반영 점수는 32점인데, 실제적으로 거의 모든 수험생이 결석이 없거나, 봉사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해도 1, 2점 정도일 것이다.
【논술 및 구술·면접으로 유리한 전형 찾기】
논술 및 구술·면접으로 만회할 수 있는 점수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비슷한 학생이 많아서 논술과 구술·면접을 통해 변별력을 높이는 편이다. 평소 자신의 독서량이나 사고의 깊이 등을 감안해 승산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수능 성적으로 좀더 상위의 대학을 도전해 볼만 하다. 단, 구술·면접 형식에 대한 적응력·표현력 등은 단기간에도 습득할 수 있지만, 논리력은 단기간에 쌓이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정도의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 봐야 한다.
만일 논술과 구술·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을 결정했다면, 그 대학의 홈페이지나 논술 및 구술· 면접 관련 교재와 강의 등을 활용해서 그 대학의 출제 경향, 실시 형태, 기출 문제 등을 분석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넷째, 모집 군별 최종 지원 대학을 정하라.
일반적인 정시 모집 군별 지원 전략은 ‘가·나·다’군 세 곳을 상향 한 곳, 소신 한 곳, 하향 한 곳으로 나눠서 지원하는 것이다. 상향 지원 시 서울대 등 최상위권 대학은 수능 반영 총점의 3점, 상위권 대학은 3~5점, 중위권 대학은 5~7점, 하위권 대학은 8~10점 정도를 높여서 지원해 볼 수 있다. 하향 지원은 최상위권 대학은 -3점, 상위권 대학은 -3~-5점 등 역으로 추정해서 지원할 수 있다.
유성룡/전문 입시 분석가. 메거스터디 입시상담실장, 숭실대 입시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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