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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1 20:01 수정 : 2006.01.17 16:38

나혜영/서울 예일여고 교사

꼼짝마 논술

나혜영 교사의 시사 맥짚기 - <2> 사회문화현상 기출 문제 분석

전형적 사례·뻔한 논지전개 피해야

최근 출제되는 논·구술 문제의 추세를 보면 교과 지식과 관련된 주제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깊이 있는 사고력과 비판력을 변별하기 위해 단순한 교과 지식이 아니라 확장적 사고, 종합적 사고를 하고 있는지 묻는 내용이지만, 그 근원은 교과의 기본 개념이나 원리와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즉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배운 기본 개념이나 원리를 사회 현상에 적용해서 분석, 비판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습니다. 시사적인 소재들이 등장한다고 해도 결국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지식 체계와 가치관을 묻는 내용입니다. 사회문화 현상과 관련해서 최근 많이 출제되었던 주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사회문화관련 기출 주제들 >

△한류열풍 △웰빙문화 △배아복제윤리 △정보화 사회 △성불평등 현상 △계층화 현상 △고령화 사회 △이혼율 증가 △저출산 현상 △대중문화 특징과 문제점

문제를 접했을 때는 먼저 제시문이 있는지 없는지, 찬반 쟁점을 다루는 것인지, 분석·비판을 해야 하는 것인지 먼저 문제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찬반 쟁점을 다루는 것이라면 관점을 분명히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떤 현상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하는 것이라면 분석의 틀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한 부분에서라도 전형적인 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전형적인 사례나 생명력 없는 논지 전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편적 가치에서 일탈한 궤변을 늘어놓거나 형식을 무시하는 것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럼 제시된 주제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논지를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 봅시다.

한류는 원론적, 웰빙은 비판적 접근을

한류(韓流) 열풍에서는 한류의 원인을 분석하거나 한류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나 한계, 혹은 한류의 미래에 대한 예측 등이 많이 출제되었습니다. 소재는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던 욘사마 신드롬이나 해외 영화제에서 많은 상들을 받고 있는 한국 영화,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등이 다양하게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구체적인 소재가 활용된다고 해도 분석은 원론적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즉 나무보다는 숲을 보면서 설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논지를 이끌어가기도 훨씬 수월합니다. 이 경우에는 나무에 집착하게 되면 완성된 하나의 그림을 보여주기가 어렵습니다. 문제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소재가 등장할수록 좀 더 추상화, 이론화해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상화, 이론화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지만 교과서적으로 풀어가라는 것입니다. 단, 체계를 잡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문화의 특성, 속성을 이해하고 있는가, 올바른 문화 인식의 태도를 갖추고 있는가, 문화의 세계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등 기본적인 교과 지식을 - 전문 용어와 함께 총동원해서 - 체계적으로 설명 혹은 서술해야 합니다. 분석에서 등장해야 할 개념들은 문화의 보편성, 특수성, 다양성, 상대성 등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웰빙문화의 경우 비판적인 접근을 필요로 합니다. 먼저 문제에서 개념이 모호하면 혹은 자신이 그 개념에 대한 정립이 분명하게 되어 있지 않다면 개념 정의부터 명확히 해 주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웰빙문화같은 경우에는 매우 다의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에 논지를 전개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웰빙문화란 무엇인지 먼저 개념 정의를 해 준 후 - 범위가 정해지면 논지를 전개하기가 쉬워집니다. - 자신의 의견을 전개해 나가면 됩니다. 보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논지 전개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웰빙의 의미는 무엇인가, 웰빙 열풍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인 배경은 무엇인가, 웰빙 열풍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은 무엇인가.’ 이 경우에도 주의할 점은 단순한 나열식이 아니라 강약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약은 음악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장에도 힘이 실려야 합니다.

배아복제 윤리의 경우 현재 황우석 교수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출제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단적으로 연구자의 난자를 이용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적인 쟁점들을 앞으로도 갖고 갈 가능성이 많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가, 미래 사회에 통용될 과학기술의 진보를 현재의 윤리가 막는 것이 타당한가, 혹은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한 입장 등을 분명히 정립해 놓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무튼 이 주제는 국익과도 연결되어 많은 쟁점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된 신문 사설 등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정리해 놓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회이슈인 배아복제윤리 출제 가능성 커

정보화 사회의 특징이나 문제점 역시 다양한 소재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정보 사회에서 대중은 어떤 특성을 갖게 될 것인가?, 인터넷 실명제를 허용할 것인가? 등의 기출문제들을 보면 대부분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가치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쟁점이기 때문에 일단 확실한 자신의 관점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가치를 중심에 놓고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분석할 수 있는 사안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비되는 쟁점인 경우에는 반드시 그 근거를 분명히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근거는 보편적인 가치 혹은 법적 권리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합니다.

성불평등 현상과 관련된 문제는 왜 사회문제가 되는지 먼저 그 문제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불평등 현상이 더 심각했지만 현대 사회에서 여권이 향상되고 있음에도 더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문제의 성격도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인과 대책 등을 중심으로 논지를 펴 나가는데 있어서 ‘양성성, 양성평등, 젠더, 성역할의 사회화, 고정관념’ 등의 개념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의 기출 문제를 보면 여성할당제, 순결이데올로기, 남성들에 대한 역차별 등이 소재가 되었습니다.

사회계층화 현상 역시 인문 사회 과학 계열의 논·구술 시험에서 꾸준히 출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학벌주의 현상, 사교육과 명문 대학 진학률의 상관관계, 기여입학제나 자립형 사립고의 허용 여부, 고교평준화의 존폐 논란 등 결국 이와 같은 소재들도 모두 사회계층화 현상을 어떻게 보느냐 그 관점에 따라 크게 양분할 수 있습니다. 사회계층화 현상을 보는 관점인 기능론적 관점과 갈등론적 관점을 파악하고 이 중 하나의 관점을 자신의 준거 틀로 세운 후 - 이 과정에서 왜 그 관점을 택했는지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 그에 맞춰 소재를 적용, 분석하면 됩니다. 그리고 왜 다른 관점이 적절하지 않은지도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적절한 사례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정당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 현상입니다. 바로 고령화로의 진행이혼율 증가 그리고 저출산 현상입니다. 이는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호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혼의 증가가 저출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도 있고, 또 저출산 현상이 고령화의 속도를 더욱 앞당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 문제의 경우에는 비교적 원인 분석도 단순하고 대책 역시 - 구체화해서 제시하기는 쉽지 않지만 원론적인 접근은 단순합니다. - 제도적인 측면과 가치관의 측면에서 체계화해서 제시하면 됩니다. 때문에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접근보다는 하나의 분명한 관점을 갖고 접근해서 분석하는 것이 훨씬 참신하게 보입니다. 이를테면 노인 문제나 이혼 문제를 갈등론적 관점으로 분석해 본다든지, 자본주의 경제 논리로 보는 것입니다. 경제적 효용 가치에 의한 인간 소외나 가부장제 지배 구조 등으로 초점을 맞춰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단 이렇게 분석했을 경우에는 그 해결책 역시 그 분석 과정과 논리적으로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갈등론적 관점으로 분석을 해 놓고 기능론적 관점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렇게 제시 할 경우에는 분명히 근거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기능론적 관점·갈등론적 관점 알아둬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중문화 특징과 문제점에 관한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중문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드라마나 영화, 음악의 통속화 저질화 등이 종종 사회적인 이슈가 되어 문제로 떠오르곤 합니다. 그러나 결국은 대중문화가 갖는 역기능이 표출된 것에 불과합니다. 그와 같은 속성은 자본주의 경제 질서 속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또한 정보 사회에서 대중문화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예측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산업 사회에서의 획일적인 문화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입니다. 대중 조작의 가능성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접근 방식입니다. 문제가 나무로 주어진다면 숲을 생각하면서, 숲이 주어진다면 나무를 생각하면서 논지 전개의 틀을 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분석과 비판의 틀은 분명한 것이 논지 전개에 유리하다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또한 마지막으로 기능론적 관점과 갈등론적 관점은 사회문화 현상의 쟁점을 분석해 나갈 때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원리를 파악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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