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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정보고 교내 창업 동아리인 장뜰 바게뜨 학생들이 13일 오후 충북교육과학연구원에서 학생, 교직원 등에게 팔 빵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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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정보고 ‘장뜰 바게뜨’ 16명이 한해 102만원 순익 같은 학교 ‘뷰티케어숍’ 4개월간 73만원 벌어… 경험쌓고 돈쌓고 야심찬 계획이 송글송글
‘고교생이라고 얕보지 마세요, 어엿한 사장이랍니다!’ 충북 증평정보고의 교내 창업 동아리 ‘장뜰 바게뜨’(대표이사 고은아·18)는 창업 10개월 만에 어엿한 제과업체로 자리잡았다. 3월 조리과학과 2~3학년 학생 16명이 창업을 한 장뜰 바게뜨는 일반 제과점 빵의 70%대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올린 순익은 102만원. 빵을 파는 목·토요일에는 학생은 물론 교직원 50여명이 장사진을 이룬다. 공급이 달려 10여명은 빈손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고은야 양은 13일 “교내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이웃 학교에서 축제 때 케이크나 빵을 주문하면 외부 판매도 한다”며 “공급을 맞추기가 어려워 학교에 제조 시설을 늘려달라고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기획·영업·홍보·총무 등 분업도 확실하다. 창업 초기 영업·홍보·총무부 소속 학생들이 너무 싼 가격 정책에 불만을 품고 ‘노동쟁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공동대표인 지도교사와 고 양이 나서서 이익보다 경험을 우선하고 열악한 동료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할 것을 호소해 간신히 타결됐다. 이들은 경험을 더 보태 10년 뒤에는 주식회사 장뜰 바게뜨를 만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같은 학교의 미용·마사지 전문업체인 ‘뷰티케어숍’(대표 한선이·18)은 학교 주변 미용실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머리·손톱손질, 피부 관리에서 마사지까지 해면서 학생, 교사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4월부터 7월까지 73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뷰티케어숍은 농민 등 이웃 주민에 대한 미용 봉사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 기여’도 실천하고 있다.
단양공고의 ‘단군신화2’(대표 안상섭·18)는 새기술과 제품으로 기존 시장을 공략하는 벤처형 업체다. 지난해 단양의 명물 6쪽 마늘을 이용한 마늘즙과 마늘환을 만들었던 단군신화1을 이어받은 단군신화2는 올해 올리브, 코코넛 등의 재료로 천연비누를 만들어 학교와 인터넷 시장 등에 진출했다. 단군신화는 원유택(43) 교사와 화학공학과 학생 13명이 창업했다. 제천상고의 보석 공예업체 ‘뷰티’, 증평공고의 생활자기 제조업체 ‘흙사랑’, 청주농고 나무 공예업체 ‘아름다운 나무나라’ 등도 활발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다. 김종남(42) 증평정보고 교사는 “교내 창업은 단순히 만드는 일을 넘어 기획, 생산, 홍보, 판매 등 경제의 모든 분야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며 “학생들의 참신한 기획과 정열은 일반 사업체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주/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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