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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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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거짓말처럼 우유병도 떼고 기저귀를 떼는가 싶더니 종알종알 수다도 떨고 딸아인 엄마에게 잔소리까지 하며 시어머니가 따로 없을 정도입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얼굴이 점점 밝아졌고 이쁘고 똘망똘망한 목소리로 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를 부르며 신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아개념이 생긴듯 고집을 무척이나 부리더군요. 저는 자주 회초리를 들고 언성도 높아만 갔습니다. 감기약을 먹지 않으려고, 새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고, 동생의 장난감을 뺏으려고 싸우고,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시킨다던가 갖고 싶은 것을 못 갖게 했을 경우는 더욱 심하게 떼를 쓰는 것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어린이집 선생님은 친구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쉽게 약을 먹이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친구에게 양보하기도 하고, 안먹던 야채도 맛있게 먹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사랑과 칭찬으로 변화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육친의 정이 아니여도 아이들은 휼륭하게 자랄수 있으며 자식을 향한 본능적인 사랑보다 더 숭고한 것이 이 세상에 존재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동안 제 자식외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모든 아이들을 내 자식을 대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날마다 출퇴근 길에 마주치는 어린이집 아이들과 우리 아이가 강아지처럼 뒹글고 할퀴면서 상처도 생기고 훌쩍거리며 울기도 하며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저의 편견과 고정관념은 날려버리고 저또한 한층 더 자란 듯 합니다.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직도 전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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