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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5 20:20 수정 : 2005.12.15 20:20

“영어 못해 고생…이젠 8개어로 꿈꿔요”

“보통 영어나 한국어로 꿈 꿔요. 가끔은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라틴어로 꾸고요. 운 좋으면 러시아어로 꿈을 꾸기도 하죠.”

무슨 얘긴가 싶다. 그렇지만 4살 때 부모를 따라 뉴질랜드로 건너간 임지현(15·사진)양에게 밤마다 일어나는 일이다. 8개 언어로 된 책은 막힘없이 볼 수 있고, 그 언어들로 시나 수필도 쓸 수 있을 만큼 유창하게 외국어를 구사한다. 올초 오클랜드 프랑스문화원이 주최한 프랑스어 말하기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각종 외국어 말하기 대회 수상 실적도 많다.

오클랜드 마리스여고 3학년(우리나라 고1)에 재학중인 임양이 최근 자신의 외국어 공부법을 담은 <외국어 8전 무패>(이미지박스)라는 책을 내고 15일 한국을 찾았다.

‘언어 천재’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실력을 갖췄지만 임양은 스스로를 그저‘ 호기심 많은 평범한 10대 소녀’라고 소개했다. “처음엔 영어 때문에 힘들었어요. 친구들에게 더딘 영어로 놀림을 받은 적도 많아요. 그런데 필요가 생기니까 되더라고요.”

예컨대 임양은 옆집 일본인 아줌마 집에 놀러 갔다가 대화를 나누면서 일본어를 익혔다고 했다. 또 스페인인어는 맘에 드는 남학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배웠고, 중국어는 학교에 들어가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중국인 할머니의 마음을 열고 친해지기 위해 익혔단다. 프랑스어는 프랑스 패션잡지를 보고 싶은 마음에 공부했다.

“그래도 숨은 비결이 있지 않느냐”고 다그치자 임양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조금 강한 편”이라고 털어놓는다. “문법이나 단어에 매달리기보다는 말하기에 비중을 둬서 그냥 오다가다 중얼거리며 발음 연습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언어를 완벽하게 터득하게 되면 자신감이 생겨 다른 언어로 금방 배우게 됐다고 했다.

8개 언어가 한꺼번에 머리속에 들어가 있는 통에 임양은 가끔씩 중국어와 일본어를 섞어쓰는 등 헷갈리기도 한다. 그런데도 임양은 곧 이탈리아어와 독일어도 배울 계획이라고 했다. 언어를 통해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우는 게 너무도 즐겁기 때문이란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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