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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범식/안양귀인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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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휴대전화 공해
나의 의견 안양귀인중학교는 지난 3월부터 학생들의 학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쉬는 시간은 물론 수업 시간에도 빈번히 울려대던 휴대전화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학생들끼리 어울려 노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새로운 변화로 꼽힌다. 학교쪽이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하는 이유는 단순히 ‘소음공해’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수업시간에 울리는 벨소리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흐려지고, 수시로 문자를 주고받느라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그러나 학생들이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문자를 보내고 게임을 하고 음악을 들으며 ‘혼자 노는’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본다. 학교가 활기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려면, 기계가 아닌 사람과의 대화와 놀이가 이루어져야 한다. 더구나 학생들 사이에서 값비싼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구입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가정의 학생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소외감을 말할 수 없이 크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은 학생이 학교 생활에서 얼마나 위축감을 느끼는 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어떤 규제도 교사나 학교장의 일방적인 명령과 통제로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복장이나 두발과 같이 큰 의미 없이 학생들을 불편하게 하는 규정은 과감하게 없애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학교의 경우, 두발이나 복장은 각 학급 학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생회장단이 대표로 의견을 개진하고 참관한 가운데 규정을 만들었다. 휴대전화 문제 역시 학생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규칙을 만들어 실천하려 노력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사안이 워낙 심각하다고 판단한 학교쪽이 먼저 나서서 교칙 개정하게 된 점은 아쉽지만, 휴대전화가 사라진지 열 달 째, 안양귀인중 아이들은 기계가 아닌 사람과 친구하는 법에 익숙해지고 있다. 강범식/안양귀인중학교 교사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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