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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8 15:56 수정 : 2005.12.19 14:05

교보문고 강남점에 수준별 독서가 가능한 렉시오 등급이 매겨진 책들이 전시돼 있다. 교보문고 제공

수준·능력별 책읽기 길라잡이
교보문고, ‘렉시오 지수’ 개발

교육 당국의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 발표 이후 초·중·고생들 사이에 불고 있는 독서 열풍이 대단하다. 어린이·청소년 책 매출이 크게 뛰고 있고, 독서 교재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아이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최소한 양적인 측면에서는 책읽기가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하는 분위기는 형성됐지만 학부모들의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어떤 책을 읽혀야 하는가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종씩 쏟아지는 책들 중에서 건강하고 균형잡힌 좋은 책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교육청이나 대학, 출판사, 어린이책연구단체 등에서 내놓는 추천도서목록을 활용하지만 확신은 안선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종전의 연령, 주제별 필독서, 권장서 목록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맞춤형 독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 혜화여고 허병두 교사는 “자녀의 수준과 관심에 맞는 책을 읽히는 것이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나이, 같은 학년의 학생이라고 해도 각 개인의 환경과 개인적 특성에 따라 능력의 발달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개인 능력 중심의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최근 교보문고가 개발한 ‘렉시오(Lectio) 지수’와 ‘어휘력 평가’는 이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렉시오 지수란 도서와 개인의 독서력 수준을 평가하여 100에서 1850까지의 계량화된 숫자를 부여하는 것. 사람과 책 양쪽에 붙일 수 있는데, 개인에게 부여되는 지수는 독서력의 수준을, 책에게 부여된 지수는 책의 난이도를 의미한다.

학년별 수준에 따른 렉시오 지수 등급, 어휘력 측정 등급과 인지어휘 난이도

교보문고에 따르면 개인의 렉시오 지수 측정은 가독성과 사고력(비판, 추리, 사실)을 측정하는 독서력 측정을 통해 평가된다. 이에 따라 독서력 측정을 통해 렉시오 지수 800을 부여받은 사람은 800수준의 렉시오 지수를 부여받은 책 목록에서 연령이나 학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골라 읽을 수 있게 된다.

맞춤형 독서가 유의미한 이유는 텍스트를 읽는 가장 효율적인 이해 수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자가 흥미를 가지고 텍스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텍스트를 70% 정도 이해할 때이다. 나머지 30%의 이해되지 못한 부분을 추론과 상상을 통해 채워가기 때문에 읽기에 대한 집중과 효율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해의 수준이 100%에 가까울수록 텍스트가 쉽다고 느껴 지루해지고, 그 이하가 되면 지나치게 어려워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는 게 학자들의 의견이다.

렉시오 지수와 함께 자녀의 독서능력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로 개발한 ‘어휘력 측정 평가’도 돋보인다. 종래의 어휘력 측정 평가들이 독서력을 평가하는 하위 요소로 취급되던 것과 달리 이번에 개발된 평가 방법은 어휘력 자체를 측정할 수 있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다. 교보문고쪽은 다른 선행 연구자들의 어휘 목록과 기관에서 발표한 어휘 목록을 총 망라하여 메타 계량 기법으로 정리해 9단계로 어휘의 등급을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어휘력 측정 평가는 ‘어휘의 사전적 정의' ‘어휘 의미간의 관계' ‘어휘 의미의 사용'이라는 세 가지 하위 요소들을 측정할 수 있도록 문항이 구성돼 있다.

사실 책의 어휘 수준에 따른 난이도와 개인의 어휘력에 기초한 난이도를 수준별로 연결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미국 공교육 현장에서 이미 실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본래 영어 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 이민 2세대들의 교육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나, 학교 현장에서 읽기 부진아 및 능력 향상에도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렉시오 지수가 매겨진 책은 100개 출판사 600종 정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참여할 의사를 보이는 출판사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렉시오 지수가 부여된 도서들은 교보문고 강남점에 ‘수준별 책읽기'라는 특설 코너에서 볼 수 있고, 인터넷교보문고(kyobobook.co.kr)에서도 별도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렉시오지수 도서 목록 (일부 예시)
연령별 맞춤책 고정관념 깨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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