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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장 인터뷰
정길생 건국대학교 총장 지난 3년간 건국대학교는 350여명의 교수를 더 채용했다. 전체 교원 수의 40%에 달하는 숫자다. “좋은 교수 한 명이 10층짜리 건물보다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정길생 총장의 소신에서 비롯된 일이다. 사람이 늘어나니 연구 공간, 강의 공간도 늘려야 했다. 서울 캠퍼스와 충주 캠퍼스에서 총 16개 건물의 신축과 증축이 한창이다. 교수 350명 충원…제2의 개교수준 변화 추진 “지금 건국대학교는 제2의 개교라 할 만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분은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인재와 공간을 확보하는데 교육 예산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성과는 2~3년이 지나면 나타나기 시작하겠죠. 실력있고 열정 넘치는 교수들이 캠퍼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학생들과 더불어 연구에 매진한다면 대학이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새로 임용된 교수 중에는 총장보다 연봉이 훨씬 높은 교수들도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헬리콥터공학센터 원장으로 있던 유영훈 교수와 포항공대 부총장을 지낸 채치범 교수다. 두 사람은 건국대학교의 미래는 물론 학문의 미래, 인간의 미래를 좌우할 두 가지 핵심 사업의 수장이다. IT·NT·BT·ST 등 차세대 첨단기술 적극 육성 유영훈 교수는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BT), 우주공학(ST)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미래 기술을 선보일 ‘차세대혁신기술연구원’을 책임진다. 채치범 교수는 의과대, 수의대, 동물생명과학대, 생명환경대(농과대) 연구 인력들로 구성된 ‘의생명과학연구원’을 이끈다.“건국대학교는 그동안 농업과 축산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여기에 의대와 수의대를 아울러 각 분야 연구 인력들이 협력하고 상생하자는 것이 의생명과학연구원의 출범 취지입니다. 농업이 품종을 개량하고 수확량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서 의료와 건강, 질병 치료와 약품개발로 이어지는 시대입니다.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생명과학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독보적 농업·축산 분야에 의료·신약개발 결합 정 총장은 학생들이 대학을 취업을 위한 ‘직업 전문학교’로 여기는 요즘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취업이 어렵고 힘든 것은 알고 있지만,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폭넓은 교양, 지식인으로 살아갈 자질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평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적 토대를 마련하는 시기죠. 학생들이 그걸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대학을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총장이 해야할 일이지만, 그걸 알차게 활용하고 마음껏 누리는 것은 학생들 각자의 몫입니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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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전공제로 ‘1+1 학위’ 건국대학교는 건국대학교는 지난해 개교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학제 개편을 단행했다. 문과대학을 국제어문학부(영문과, 중문과), 인문학부(국문과, 사학과, 철학과), 문화정보학부로 개편했다. 지난해 신설된 문화정보학부에는 EU문화정보학과와 커뮤니케이션학과, 중동학과를 두었다. 기존의 축산대를 동물생명과학대로, 농과대는 생명환경대로 개편했다. 생명과학, 우주항공, 정보통신 등 각종 첨단 학문을 연계해 신기술을 개발한다는 목적으로 대학원에 ‘신기술융합학과’를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이 학과 석박사과정 25명의 신입생들에게는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 입주 혜택이 주어진다. 기존 건국대 병원을 새로 단장해 병상 규모와 의료진을 대폭 늘리는 한편, 충주캠퍼스에 있던 의예과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개편해 신입생 40명을 모집했다. 법대 학생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고, 법조계 출신 5명을 포함한 교수 12명을 새로 임용했으며 법학도서관을 건립을 추진하는 등 법학 분야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건국대에는 ‘연합전공제도’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문과대와 상경대, 경영대가 연합해 개설한 통합교과과정을 150학점 취득하면 ‘국제비즈니스학사’학위를 준다. 연합전공제도를 활용하면,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 학위 이외에 학위를 하나 더 취득할 수 있는 셈이다. 올해부터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생각하기, 쓰기, 말하기’ 관련 필수 과목을 신설할 계획이다. 취업 준비에만 신경쓰느라 지성인으로서 마땅히 갖춰야할 자기 철학이나 가치관, 표현 능력을 기르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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