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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8 18:39 수정 : 2006.01.10 16:19

홈스쿨 제2의 대안교육 ① 세상이 학교다 ‘닫힌 교문’ 벗어난 종건이의 4년

종건이 어머니에게 들어보니

종건이 어머니 심은희(44)씨는 “애초부터 홈스쿨을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에 보내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모든 것을 틀과 억압에 짜맞춘 채, 아이의 감성과 자유, 상상력을 꽁꽁 동여매고 있었다.

그는 타의에 의해 주어지거나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에서 우러나는 기본적인 필요와 관심사에서 배움이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동기부여가 쉽고 오래가고, 배움의 기쁨도 쉽게 느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배움에 대한 근본적인 설정부터 다시 했고, 그 결과 4년 만에 좀 더 작은 학교를 찾아 4번 전학을 시켰고, 결국 종건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홈스쿨에도 동의했다.

“먹고 자고 놀고 일하는 일상의 모든 것이 공부 아닌가요? 스스로 공부로 규정하면 컴퓨터도, 만화나 영화도, 놀러가는 것도 다 공부가 된다고 봐요. 점수화되지 않는 모든 것이 공부가 아닌 것으로 치부되는 학교의 공부 개념과는 다르죠.”

이에 따라 종건이의 학습은 아이의 흥미와 능력에 따라 진행됐다. 학교처럼 꼭 특별한 교재나 짜임새 있는 시간표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배우는 게 공부라고 본 것이다. 공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니,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이 학습이 됐다. 친지 방문이나 집안 어른의 생신, 성묘 등도 생각을 살찌게 했고, 밥 짓고 운동화 빨고 짐 꾸리고 혼자 산에 가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됐다.

마음을 비우고 그저 즐겁게 필요한 것을 배우는 정도로 홈스쿨을 생각하자 종건이를 매개로 이어지는 일들은 세상 무엇보다 달콤하고 값지게 다가왔다. 심씨는 종건이의 홈스쿨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축복”이라고 표현했다.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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