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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4 19:05 수정 : 2006.01.24 22:40

2005년은 5% 인상 수준…학생반발 잇따라

대학 등록금 연간 1천만원 시대가 오나?

주요 사립대들이 앞다퉈 큰 폭의 등록금 인상률을 제시하면서, 방학 중인 대학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치솟는 등록금-반발 확산=서강대 총학생회는 24일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29% 인상이라는 학교 쪽 요구는 지나치며, 재단이 돈이 없다는 무책임한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건국대 총학생회는 전날 학교 쪽의 6.4% 인상안에 반대해 본관 앞에서 100여명이 참가한 촛불집회를 열었다. 최종홍(경영정보학 4) 총학생회장은 “학교 쪽이 제대로 된 자료를 주지도 않으면서 등록금 인상을 말하고 있다”며 “촛불집회를 계속하면서 등록금 납부 연기 투쟁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한양대 총학생회도 학교 쪽이 각각 내놓은 6.8%, 9.3% 등록금 인상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립대 등록금 인상의 ‘총대’를 멘 학교는 연세대다. 이 학교가 6일 지난해 5.7%의 갑절이 넘는 12% 인상안을 내놓은 이후 이화여대·서강대·한양대·건국대도 지난해 5% 수준을 뛰어넘는 6~9% 등록금 인상을 발표했다. 한기정 이화여대 재무부처장은 “사립대끼리 등록금 인상에 대해 따로 협의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다른 학교가 내놓는 등록금 인상률을 보고 서로 눈치를 보는 것은 있다”고 말했다.

사립대들의 이런 등록금 인상률이 현실화하면, 지난해 1학기에 515만원의 등록금을 기록한 고려대 의대에 이어, 같은 해에 400만원대의 의·약학계열 등록금을 거둔 다른 사립대들도 연간 등록금 1천만원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사립대 등록금 ‘폭등’ 논란
대학들, 정말 가난해서?=과연 대학들이 등록금을 해마다 올려야 할 만큼 재정이 부족할까? 이인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2004년 179개 사립대 재정상태를 분석한 결과 연세대 1300억원, 건국대 1091억, 홍익대 838억, 중앙대 715억, 이화여대 714억, 고려대 593억원 가량의 당기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정래 연세대 기획실 예산조정부장은 “지난해 경상수지는 적자가 났고, 기부금 등이 포함된 총수지가 흑자였다”며 “이 총수지를 보고 당기순이익이라고 표현한 것 같은데, 대학 회계에서는 당기순이익이라는 개념을 쓰지 않기 때문에 올바른 자료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립대학들의 적립금도 논란을 낳고 있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사립대학들이 2004년의 경우 이화여대 573억여원 등 해마다 억대의 적립금을 쌓아놓아 모두 합치면 한해 8천억원 이상씩 새로 쌓이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일부를 학교 운영자금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기정 이화여대 재무부처장은 “이화여대가 적립금이 많은 것은 다른 학교보다 현금 형식으로 갖고 있는 자산이 많은 탓”이라며 “하지만 적립금은 모두 따로 용도가 있어, 등록금 인상 대신 적립금에서 충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거용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소장은 “사립대가 등록금을 올리기 앞서 모든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래야 학교가 등록금을 합당하게 올리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사립대가 현재 공개하는 자료들로는 재정상태를 투명하게 확인할 도리가 없으며, 적립금 용도도 ‘기타’ 명목으로 잡혀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순영 의원은 “사립대 등록금이 계속 치솟으면 교육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교육 재정 확충이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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