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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이로 30, 40대 어머니들이 10대 였을 당시 일반적인 도시모습.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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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를 통해 본 삼사십대 주부들의 그때 그 시절 문화생활
요즘은 문화 생활하면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까? 음악 감상, 영화 관람 등등 여러 가지가 떠오를 것이다.
우리들에겐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러한 문화생활이 시작된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의 엄마들은 우리 나이 때 어떻게 문화생활을 했을까?
30대부터 40대 주부 42명이 인터넷과 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해봤다.
음악은 어떻게 들어?
10대 : 음악 감상 하면 단연 MP3다. 시디피(CD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며 정품 음반 CD를 듣는 사람들도 있다.
라디오 방송은 음악을 듣기 보단 각종 사연들을 듣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진행을 듣기 위해서 듣는다. 사연은 주로 인터넷으로 보낸다.
30와 40대가 10대였을 때 : 음악은 주로 라디오를 통해 들었다. 유명한 라디오 방송은 ‘별이 빛나는 밤에’, ‘정오의 희망곡’ 등이 있었고, 그 외에도 라디오 방송은 인기가 많았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싶으면 엽서로 라디오 방송에 노래 신청을 하거나, 레코드 가게로 가서 좋아하는 노래를 테이프를 녹음해오곤 했다.
라디오 방송에 나오는 음악을 녹음하려면 DJ의 목소리가 녹음되지 않게 재빨리 ‘녹음’ 버튼을 눌러야 했는데, 이때는 정말 스피드가 중요했다. 녹음해온 테이프는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곤 했다.
당시엔 조용필이 참 인기가 많았는데, 조용필에게 엽서(팬레터)를 보내는 것을 낙으로 삼던 친구들도 있었다. 이문세도 정말 인기가 많았었다.
해외가수로는 비틀즈, 나나무스쿠리,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이 유명했다. 또 당시에는 통기타로 노래 부르는 것이 유행이어서, 통기타 들고 다니는 오빠들도 참 많았다.
하지만 외딴 시골 같은 경우는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학교의 음악 감상 시간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우리들이 10대 후반, 또는 20대가 되었을 때 처음으로 ‘워크맨’이란 것이 나왔다.
영화는 이렇게 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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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남은 예전의 극장의 모습.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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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 주로 ‘영화관’이라고 말한다. 영화관은 어지간한 도시지역이라면 으레 있기 마련이다. 영화관은 주로 시험이 끝나거나, 방학이 되었을 때 친구들끼리 모여서 간다. 대신 가족끼리는 자주 안 간다.
TV에서 영화가 나오면 가끔 보긴 하지만, 지상파방송 3사에서 나오는 것 보단 케이블 TV에서 나오는 걸 많이 본다. 왜냐면 지상파방송에서 하는 주말명화들은 최신영화들도 아닌데다가, ‘닭살 돋는’ 목소리로 더빙까지 되어있기 때문이다.
30와 40대가 10대였을 때 : 주로 ‘극장’이라고 말한다. 극장에 간 기억은 별로 없다. 영화관도 별로 없었고, 있어도 집과 먼 곳에 있었다.
또 한때는(현재 40대가 10대였을 때) 학생들끼리 극장에 가지 못하도록 학교에서 단속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학생들 끼리 어디를 다니는 것은 교칙위반이었는데, 심지어는 제과점에 가는 것도 금지였다.) 때문에, 극장에 갈 일은 정말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끔, 그러니까 시험이 끝났을 때 즈음이면 학교에서 우리를 극장에 보내주곤 했다. 그걸 단체관람 또는 문화교실이라고 불렀었다.
그때 본 영화들은 대부분 반공영화거나 멜로영화가 많았다. 멜로영화인 경우에는, 극장에 나올 때 모두의 손수건이 축축하게 젖어있기도 했다.
당시 영화라면 주로 TV에서 하는 주말명화를 보곤 했다. 다만 주말명화는 언제나 밤늦게 방송되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눈치를 잘 살피고 봐야 했다.
주로 미국의 서부영화와 이소룡과 성룡의 영화가 많았고, 추석 때에는 홍콩 강시영화들이 곧잘 나왔다. 어떤 친구들은 영화를 본 다음, 영화음악(OST) 테이프를 사서 그걸 듣기도 했다.
내가 어릴 적 보던 만화영화들과 추억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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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에 응한 주부들이 공통으로 기억했던 만화 . 엄마들의 에 얽힌 추억거리는 정말 다양했다.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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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 학교 앞이면 으레 만화대여점이 있다. 만화를 대여해오거나, 혹은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을 읽기도 한다. 만화영화는 요즘 케이블 TV에 만화 전문 채널이 있어서 거기서 많이 본다.
어떤 아이들은 좋아하는 만화책 캐릭터를 여기저기 그려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동인지를 그려보거나, 팬픽 소설을 쓰기도 한다. 만화작가에게 팬레터를 보내는 친구도 있고, 코스프레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30와 40대가 10대였을 때 : 주로 만화영화는 TV를 통해서 봤다. <은하철도 999>, <아톰>, <마징가 Z>, <태권 V>, <미래소년 코난>, <요술공주 밍키>, <캔디>, <독수리 오형제>, <베르사이유의 장미>, <빨간머리 앤>, <호호 아줌마> 등이 유명했다. 유명한 만화가로는 황미나와 이현세가 있었고, 잡지는 <소년중앙>과 <보물섬> 등이 있었다.
특히 여자애들은 순정만화에 약했는데, 캔디는 정말이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TV에서 <캔디>를 보고는 원작 만화책을 보러 만화방에 간 뒤, 그걸 계기로 만화방의 단골이 된 친구들도 꽤 있었다.
여자아이들은 눈물을 닦으며 순정만화를 보곤 했다. 쉬는 시간마다 교실 앞에서 순정만화 줄거리를 우리에게 이야기 해주던 친구도 있었다.
그때마다 교실의 소녀들은 침을 꼴딱 삼키며 그 이야기를 듣곤 했다. 수업시간에 순정 소설이나 만화책을 서랍에 몰래 숨겨놓고 읽다가 선생님께 들키고는 교무실로 불려가는 친구들도 더러 있었다.
남자아이들은 이현세의 <까치> 시리즈나, 이상무의 <독고탁> 등을 봤었다. 하지만 물론, 그 와중에서도 만화영화와 만화책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들도 꽤 있었다.
그때 그 시절, 지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설문조사 결과 30대와 40대 여성의 대부분은 어렸을 적 극장에 간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는 쪽이 많이 나왔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주부들은 극장에 간 경험이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갈 때 이외에는 극장에 가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주부가 된 지금도 극장에 가는 빈도가 굉장히 낮다고 대답했다.
현재 친구들끼리 극장에 간다는 주부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주부 중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아직 영화를 TV로 보는 것에 익숙하다는 대답과 함께, 대부분이 비디오나 DVD를 대여해서 영화를 보는 걸로 나타났다.
또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현재 10대들이 영화 보는 곳을 ‘영화관’이라고 말하는데 반면 30,40대는 주로 ‘극장’이라고 말을 하는 걸 발견했다.
음악의 경우, 현재 음악 감상 횟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듣는다 하더라도 현재 10대에게 유행하는 음악보다는 자신이 어렸을 적 들었던 음악을 선호하는 듯했다.
하지만 어떤 주부는 자녀가 좋아하는 가수가 “나보다 어린 가수인데도 불구하고 귀엽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요즘 만화영화에 관해서는 대다수의 주부들은 “요즘 일본 만화영화가 너무 선정적인 것 같다”라는 의견에 동의를 하는 듯했다.
특히 아들만 있는 한 주부는 “아들이 로봇 만화를 볼 때면, 화면과 진행이 어찌나 빠른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라고 답했다.
대신 ‘요즘에는 어떻게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선, 대다수의 주부들이 자신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답했다.
이것은 인터넷이 아닌, 오프라인 상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비슷하게 나왔다. 대부분 컴퓨터에 적응을 해가고 있다고 답했으며, 컴퓨터를 통해 소식을 접하거나 자녀교육에 대해 조사한다고 말했다.
더러는 음식을 인터넷으로 주문 할 줄 알게 되었다는 답변도 있었다. 물론 소수이긴 하지만, “컴퓨터라면 전혀 모르겠다”라고 답한 주부들도 있었다.
조사를 하면서, ‘우리엄마도 어릴 적엔 우리와 똑같았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도 수업시간에 몰래 만화책을 들추어 보았으며,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TV 앞을 지켰다.
부모들이 그들의 행동에 대해 나무랄 때면 ‘나는 커서 자식이 하고 싶은 대로 해줄 테야’ 라고 되새겼다는 점도 우리와 너무 비슷했다.
하지만 현재 주부가 된 그들은, 오히려 “자식 맘대로 해주는 것이 어렵다”며 “막상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는데, 바로 이것이 부모 마음인가 보다”라고 답변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대부분의 주부들은 “옛날생각을 하니 그 때가 그리워진다”라며 향수에 젖기도 했다.
박솔잎 기자(울산)
news@kocca.or.kr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www.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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