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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31 14:35 수정 : 2006.02.23 16:15

출처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선물 구입에 돈을 많이 쓰는 한국인

한국인들은 유난히 선물을 많이 주고 받는다. 해외 여행이 흔한일이 되었는데도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꼭 선물을 돌려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 것이 있다.

해외여행뿐만 아니다. 추석이나 설날 같은 전통 명절에다가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그리고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처럼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축일, 사귄지 22일, 100일, 1년 등도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생일이나 백일 및 돌, 회갑이나 결혼축하 선물도 만만치 않다.

몇해 전 통계에 의하면 한국 가계 지출에서 선물비용으로 들어가는 비율은 7.5%로 대개 2% 미만인 서구 가계에 바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살펴보니

우리는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하거나 명절에 마음을 표시할 때, 또 인간관계를 확인하고 강화해 가는데 대개 선물을 주고받는 형식을 택한다. 워낙 물건이 귀하고 가난했던 시절에는 웬만한 선물도 고마웠지만 요즘 우리의 생활 공간은 온갖 잡다한 물건들로 차고 넘친다는 것은 이사할 때 확연히 드러난다.

1997년도 서울 YMCA에서는 이색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생활용품을 조사하여 통계를 발표했다.

대상이 된 100군데의 가정에서 평균 한 가정당 196개의 물건을 쓰지 않는 채 보관,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사용하지 않는 생활용품 가운데 선물로 받은 물건이 각 가정당 60개로, 전체 31%를 차지했다.

위의 통계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선물로 떠올리는 품목들이 실제로는 가장 사용하지 않는 물건인 것이다. 또한 유통업체나 기업체 등에서 나눠주는 각종 사은품도 실제로는 별로 필요하지 않는 것이 많아 결과적으로 자원을 낭비하고 쓰레기를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선물은 어떨까?

우리가 받은 선물 가운데 정말 귀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 사람이 아니면 줄 수 없고 그래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 아닐까?

비닐 빵봉지를 이용해 손수 만든 작은 짚신을 사형수로부터 선물 받은 어떤 수녀님은 그것을 행운의 마스코트인 양 묵주에 달고 다니며 기도할 때마다 하늘로 간 그를 생각한다고 한다.

또 한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선물은 꼭 새것이어야 하는가이다. 실제로 폴리네시아 지역의 어느 원주민들은 목걸이와 팔찌를 선물로 주고받는데, 받은 사람은 그것을 또 다른 사람에게 주도록 되어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서로가 알고 지내는 알음알이들 사이에서는 그런 식의 선물 문화를 실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몇 해전 부모들의 선물 때문에 모든 학교가 스승의 날 일제히 휴교한 적이 있었다. 우리의 선물 문화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일이었다. 물건에 의존하지 않고도 말 한 마디나 짤막한 글 한줄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풍토, 그것이 문화의 수준이 아닐까?

전경주 기자 romi-78@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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