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대학등록금에 학자금 대출 등 빚내 대학 가
수시합격과 1차 정시합격의 등록금 납부 마감이 다가오면서 학자금대출을 통해 등록하는 학생들과 대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급격하게 뛴 대학등록금을 내야하는 고3들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안 경제가 아주 어렵지 않더라도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워 빚을 내는 경우도 많다. 그야말로 빚을 내 대학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빌린 돈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심정은 답답하기만 하다. “친척들이 돈을 빌려줘 대학 등록” 수시를 통해 대학에 합격한 전태혁(고3ㆍ가명)군. 태혁군이 등록금으로 내야하는 돈은 입학금과 등록금을 포함해 370만원이다. 다행히 입학 성적이 우수해 30% 감면 혜택을 받지만 빚이 있는 집안 형편 때문에 걱정이 많다. 친척들이 돈을 빌려줘서 등록금을 마련했지만 태혁군의 부모님은 “돈있는 사람만이 대학에 가겠다”며 놀랐다고 한다. 수시에 합격한 정희진(고3ㆍ가명)양 역시 부모님이 사업을 위해 대출받은 돈으로 학교를 등록했다. 희진양은 “우리가 평소에 저축한 돈이 없어서 부모님이 빌린 돈으로 대학등록을 했다”며 “등록금인 374만원을 내기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수업에 필요한 교재 값까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지난 23일 마감한 정부 학자금 대출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21만 명이 신청을 해 교육당국을 당혹케 했다. 어려워진 경제를 반영하듯 빚을 내 대학을 가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학교를 포기하는 학생들도 생기고 있다. 등록금위해 알바하며 마련한 돈, 집안 빚 갚는데 써 강지혜(고3ㆍ가명)양은 “친한 친구 8명이 대학에 합격했지만 그중에서 4명이 돈을 마련하지 못해 대학을 포기했다”며 씁슬해했다. 특히 지혜양의 친구 중 한명은 대학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지만, 집안의 급한 빚을 갚는데 써야해서 대학진학을 포기했다. 친구들의 소식에 안타까워하던 지혜양 역시 어머니로부터 “당장 집안 빚이 있으니 일단 대학교는 학자금 대출을 해서 다니자”는 제안을 받은 상태다.합격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등록금 부담은 마찬가지다. 전민지(고3ㆍ가명)양은 “아직 합격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부모님이 돈 걱정을 하신다”고 이야기했다. 민지양은 “부모님이 슈퍼마켓을 운영하시는데, 집을 팔아서라도 대학에 보내겠다고 말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빚내서 들어가는 학생들은 장학금을 타서 부모님을 도와드리겠다고 한마디씩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한 친구가 돈 때문에 대학에 다니지 못하는 경험을 한 학생들은 “친구 보기가 미안하다”며 답답해했다. 중ㆍ고등학교 다니는 6년 동안 고생해서 대학 문턱에 다다른 학생들이 높은 대학 등록금 때문에 좌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과는 다르게 대학에선 등록금을 올리겠다는 발표만 하고 있다. 지금 대학등록금이 우리 사회수준에서 적절한지, 다시한번 돌아볼 때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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