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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2 15:15 수정 : 2006.02.23 16:14

19살 해롤드와 80살의 모드의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19 그리고 80> 출처: PMC 프로덕션

[연극] <19 그리고 80>에서 느끼는 삶의 아름다움

‘19세 소년과 80세 노파의 사랑이야기’... 연극 <19 그리고 80>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여느 멜로공연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진정한 인생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공연이다.

아름다운 80세, 그녀를 사랑한 19세의 젊음

콜린 하긴스의 ‘해롤드와 모드’를 원작으로 한 <19 그리고 80>은 19살 해롤드(윤대운 분)가 꿈꾸는 ‘죽음’을 통해 ‘죽음의 가벼움’을 다루고, 80살 할머니 모드(박정자 분)가 꿈꾸는 ‘삶’에 대해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너무나도 많은 나이 차이에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어떻게 그려질까?’의문을 가졌던 관객들은 이 두 사람의 맑고 투명한 사랑에 이내 동화되고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었다. 결코 이루어 질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한겨울 가슴 따뜻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연극의 첫 장면은 월광 소나타 오프닝 음악에 이어 주인공 해롤드가 목을 맨 채 늘어져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삶에 별다른 애착이 없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해롤드는 장례식장을 자주 찾으며, 걸핏하면 자살소동을 벌이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날, 해롤드는 평소 즐겨찾던 장례식장에서 80살의 매력적인 할머니 ‘모드’를 만나 난생처음 진실한 사랑을 느끼고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 간다.

모드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그 자신이 자연으로 살아가는 인물로, 세상에 집착없이 모든 것을 버려서 한없이 자유로운 존재이자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뜨거운 가슴을 지닌 소유자다. 이러한 모드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죽음을 동경하는 소년 해롤드를 뜨거운 가슴으로 감싸 안으며 인생의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다.

이렇게 두 사람은 차츰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어간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랑을 시작하려는 해롤드와 끝을 준비하는 모드. 모드의 80세 생일날 해롤드는 결혼반지를 준비하고 생일파티를 연다. 그러나 모드는 오래 전부터 계획한 대로 80세에 죽음을 맞기 위해 약을 먹는다.

"영원한 것은 없어, 그저 가끔 즐겁고, 가끔 슬플 뿐."

연극 <19 그리고 80>은 ‘아름다운 80세, 그녀를 사랑한 19세의 젊음’이란 부제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단순한 멜로극이기보다는 한권의 삶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주인공 모드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 박정자의 연기는 관객들을 ‘모드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그녀의 대사 한마디, 몸짓 하나에서 가슴 깊은 곳에서 ‘쏴’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모드가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 때마다 관객들은 "캬~"를 외치며 함께 호흡했다.

“세상에 진정한 주인이 어디 있느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라며 남의 물건을 가져다 쓰는 모드, “매일 새로운 걸 해보자”라는 좌우명을 갖고 밝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세상과 타협하고 타인을 경쟁자로만 인식하는 부끄러운 우리네 모습을 반추해 볼 수 있다.

“난 울지. 난 아름다움을 보고 울어. 낙조라든가 갈매기를 보고. 사람이 사람을 괴롭힐 때, 용서를 거절했을 때 난 울어. 사람들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해. 이 두 가지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야!”

모드 : 만약 내가 꽃으로 변할 수 만 있다면 난 해바라기가 되고 싶어.
해롤드 : 왜요?
모드 : 해바라기는 밝고 소박하고 그리고 키가 커서 좋아.
        해롤드는?
해롤드 : 그냥… 이 꽃들 중의 하나? 다 똑같으니까요.
모드 : 그렇지 않아, 처음 봤을 때는 다 똑같다고 생각하게 되지.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단 하나도 똑 같은 꽃은 없다는 걸 알게 돼
        사람도 마찬가지야… 나름대로 하나의 개체지

모드와 해롤드가 전하는 사랑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이 얼마나 특별하고 아름다운지 가슴으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김지훈 기자 atomi215@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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