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2.05 16:49 수정 : 2006.02.06 15:05

초등학교 4학년 이영재군이 자신의 집에서 동생과 함께 컴퓨터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학부모 기자가 간다

이번 겨울방학은 유난히 추운 날씨로 밖에 나가 뛰어놀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아이들은 남는 시간 대부분을 컴퓨터와 함께 보냈다. 경현이(초등4)의 부모는 처음엔 무심하게 지나쳤지만 방학 내내 게임하느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가 책과도 운동과도 조금씩 멀어지는 것을 알고 고민 중이다. 컴퓨터와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는 부모의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조금 나아질까, 바빠지면 덜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봄방학 기간 중에라도 아이와 함께 잘못된 습관을 고쳐 보려 노력하는 게 좋다. 바람직한 인터넷 사용법, 틀에 박힌 이론보다 때로는 직접 체험한 학부모들의 조언이 더욱 절실할 때가 있다.

엄마가 더 고수임을 알게 하자.

성진이(초등 5)는 반에서도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매니아. 길게는 대여섯 시간씩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안한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 김연수(38)씨는 고민 끝에 틈나는 대로 이 게임을 배웠다. 반감을 사기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 대화를 나누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적어도 인터넷 사용으로 인해 가족간에 생길 수 있는 단절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것. 엄마와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성진이는 이제 거짓말로 둘러대며 피시방을 찾지 않게 돼 죄책감이 사라졌다며 엄마가 자기를 이해하는 거 같아 좋다고 말한다. 의외로 외로움을 느끼고 대화를 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아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어린이가 많다. 무조건 감정적으로 반대만 하며 뿌리를 뽑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김연수씨의 설명이다.

자꾸 분위기를 환기시키자.

혼자서 게임에 오랜 시간 몰두해도 방해를 받지 않는 환경은 금물이다. 집에서 아이가 무얼 하고 있는지 늘 관심을 두고 있는 게 좋다. 채팅 재미에 푹 빠진 지연이(초등4)네 집 컴퓨터 앞에는 비만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의 사진이 붙어 있고 ‘내 모습을 생각하자’ 라는 글귀도 있다. 지연이는 컴퓨터 앞에 앉아 늘상 간식을 입에 달고 지냈는데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배가 나오고 뚱뚱해지면서 건강을 해친다는 말을 듣고 겨울 방학 동안 이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휴대용 게임기가 없으면 외출을 거부하던 진택이(초등1)는 아빠가 사준 큐브퍼즐이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조금씩 게임기에 대한 미련을 버려가고 있다. 게임에만 지나치게 몰두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자주 전환시키고 10년 뒤나 20년 뒤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도록 수시로 유도한다.

채찍보다는 당근을 쓰자.

게임을 줄이는 만큼 생기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아이와 함께 의논한다. 이전에 관심분야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 보고 보상책으로 내놓는 것. 윤범이(초등3)는 휴일에 게임 시간을 줄이는 대신 아빠와 자전거도 타고 축구도 하기로 했다. 쉬고 싶은 아빠들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 수진이(초등4)는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문화센터에 가서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리듬체조 강의를 등록했는데 재미도 있고 활기도 생겨서 무척 즐겁다. 이렇게 게임 시간을 줄이는 대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준다. 단, 큰 걸 내걸어서는 안 되고 강도가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 나가는게 좋다.

글·사진/이민정 학부모 기자 ballong@naver.com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