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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지는 지난달 교보문고에서 잡지를 산 독자에게 코코아와 올리브기름을주는 행사를 열었고, 또 다른 패션지는 모 화장품 5종 세트를 부록으로 내놓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당연지사.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잡지 부록 마니아'란 카페까지 생겨 3만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회원이 30만명에 달하는 `화장발' 카페의 `잡지 부록' 게시판은 생긴 지 1년도 안돼 게시물이 6만건에 달하고 있다. 잡지 부록은 모든 독자에게 주는 기본 부록과 일부 매장에만 푸는 특별부록으로나뉜다. 잡지사들이 전략적으로 파급력이 큰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 지하철 서점등에만 적게는 5∼6권에서 많게는 100∼200권을 한정 수량으로 내놓으면서 고가의특별부록을 함께 주고 있다. 권씨가 받은 화장품 역시 특별부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독자들은 서점으로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면서 특별부록이 나왔는지 확인하기도 하고, 일부는 행사 때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리구매를 부탁하기도 한다. 일부는 아예 특별행사 때 여러 권을 구입해 뒀다 되파는 `장사'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산 물건을 인터넷으로 되팔고 있는 김모(26ㆍ여)씨는 "처음엔 내가 쓰려고 샀는데 생각해 보니 장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말 `꾼'들은 특별부록으로 얻은 물건을 옥션 등 유명 인터넷 경매 사이트 등에서 판다"고 말했다. 부록 때문에 잡지를 사는 폐해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 "울며 겨자 먹기로" = 이런 출혈 경쟁 속에서 여성지와 패션지들이 계속 발행되는 것은 광고를 끌여들이기 위해서다. 한 여성잡지사 마케팅전략부 관계자는 "출고가가 판매가보다 높아 잡지 판매를통해 얻는 이익은 없지만 적자는 아니다"라며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이 계속되는 원인은 부록을 주지 않을 경우 판매부수가 줄어들기 때문. 더욱이 부록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심리와 `내성'이 커지면서 부록의 가격대도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적자는 아니지만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부록을 안 주면 우리만 도태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주는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잡지사들이 판매경쟁을 위해 부록에 신경을 쓰다보니 잡지의 질은 떨어질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광고주의 영향력 때문에 판매경쟁에 나서야 하고, 부록이판매부수를 결정하는 현실에서 콘텐츠는 별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결국 부록 경쟁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가되는 셈이다. 한 대형서점의 잡지 판매 담당자는 "부록에 따라 잡지 매상이 하루 수백권 정도씩 차이가 난다"며 "우리들도 `이렇게 팔고 장사가 되나' 걱정을 하지만 이미 업계에선 암묵적 합의가 이뤄져 서로 제소를 하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잡지사가 화장품 등을 부록으로 준다면 잡지와 전혀성격이 다른 제품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경품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제소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본격 조사에 착수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제조업의 경우 연 매출이 100억원 이상일 때, 비제조업의 경우 연 매출이 10억원 이상일 때 경품법을 적용하는데 경품법은 제품 단가의 10%, 또는 3천원 한도 내에서만 경품을 주도록 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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