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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4 14:16 수정 : 2005.02.14 14:16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14일 오후 신길종합사회복지관내 어린이들이 아빠에게 줄 초코렛을 만든뒤 '아빠 힘내세요!'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14일 오후 영등포구 신길사회복지관 안에서 6∼7살쯤되는 어린이 20여명이 가위로 서툴게 오린 포장지로 초콜릿을 정성스레 싸더니 두 줄로 맞춰 `아빠, 힘내세요'라는 노래를 힘차게 연습을 했다.

두 팔을 크게 벌려 하트를 만들며 노래를 연습한 이 어린이들이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을 고백하려는 `연인'은 다름아닌 `아빠'. 올해 여섯살 난 이강은 군은 초콜릿 다섯알이 담긴 바구니를 준비해 자랑스럽게 번쩍 들어보였다.

"예쁘죠? 우리 아빠도 초콜릿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초콜릿 바구니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강은 군은 아빠가 좋아하는 커다란 빨간색 풍선을 가장 먼저 골라 잡았다.

드디어 강은 군이 아빠가 일하는 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시간. 대학생 자원봉사자 누나의 손을 잡은 강은 군은 빨간 풍선과 초콜릿 바구니가 담긴 큼지막한 종이가방을 들고 아버지 이범태(44.교사)씨가 일하는 영등포구 신길동 장훈고등학교 교무실 문을 `우당탕' 열어 젖혔다.

아들의 뜻밖의 방문에 놀란 아버지는 금세 함박웃음을 짓더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여섯살 아들을 번쩍 안고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쑥스러워진 강은 군은 방금 전 친구들과 몇번이나 연습했던 노래와 율동 대신들릴락 말락한 `모깃소리'로 "아빠, 사랑해요"라고 속삭이고 붉어진 얼굴을 아빠 품에 파묻었다.


아버지는 강은 군으로부터 받은 초콜릿을 아들이 입에 넣어주며 "우리 아들이벌써 이렇게 컸네"라며 "아들이 준 초콜릿을 먹으니 힘이 솟는다"며 대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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