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4 17:39
수정 : 2005.02.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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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야구스타 14일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40억원대의 부동산 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 프로야구 선수 이모(38)씨가 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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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명예를 잃고 싶지 않았는데 단 한 번의 실수가 이렇게 가혹할 줄은 몰랐습니다"
수십억원대의 부동산 사기 사건 피의자로 경찰에 구속돼 14일 오후 전남 경찰청광역수사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전 프로야구 선수 이모(38)씨는 손목에 차가운 수갑을 찬채 고개를 떨궜다.
2001년 화려했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광주지역에서 웨딩홀을 운영하며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을 거듭, 화제가 됐던 이씨는 정보시스템 분야 등 사업을확장하며 사업을 키워왔다.
2003년 초 순천시 덕암동에 6층짜리 상가 건물을 지어 분양 사업에 뛰어든 이씨는 같은 해 10월 한국마사회로부터 실내 경마장 장외발매소 허가를 따내고 본격적으로 상가 건물을 경마장으로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사가 채 마무리 되기도 전인 지난해 7월, 농림부의 허가가 늦어지고지역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공사가 지연돼 100억원대의 부도를 맞으면서 이씨는 엄청난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이 무렵 이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선배로부터 '광주, 전남지역에서 분양 임대사업의 최고 권위자'라며 박모(44)씨를 만나 사업을 상담하면서 되돌아 올 수 없는사기행각에 빠지게 됐다.
공인중개업을 하던 박씨 등 3명은 이씨의 유명세를 이용,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충남 연기군 등 신행정 수도 건설 예정지와 광주 남구 봉선동 등 택지개발지구에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37억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또 이미 부도 처리된 이씨의 경마장 장외발매소 건물주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투자자 최모(62)씨로부터 5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운동선수만 하다 사회 물정을 너무 몰라 벌어진 일"이라며 "늦게나마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너무 일이 크게 번져 때가늦었다"고 후회했다.
그는 이어 "사회 경험이 없어 아무나 쉽게 믿었던 것이 큰 화근이었다"며 "이번일을 계기로 깊게 뉘우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깊게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씨는 프로야구 데뷔 초기에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하는 등 선수시절 공격과 수비에 걸쳐 맹활약을 펼쳐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경찰은 이씨 등 3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김모(59)씨를 지명수배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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