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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6 13:42 수정 : 2005.02.16 13:42

"33년 한국에 살면서 이제 완전한 한국인이 되었습니다. 여생도 한국에서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지난 33년간 선교사로서 한국을 사랑하며 한국인이 되려했던 천안 나사렛대학교 백위열(63.미국명 William H. Patch)총장이 오는 17일 총장 이임을 앞두고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총장용 자가용 대신 낡은 봉고차를 직접 운전해 출퇴근하고 월급과 외부 강사비전액을 학교에 기부하는 `청빈 총장'으로 화제가 됐던 백위열 총장이 한국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973년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나 매사추세츠 동부나사렛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세인트로렌스 대학원을 거쳐 로체스터 대학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그는한국을 자원, 아내 그리고 어린 두 딸과 함께 선교사로 오게 되었다.

처음 한국땅을 밟은 그는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도시락을 싸들고 농촌 오지 마을을 찾아다니며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배우며 한국사랑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한국인 남자아이를 입양하여 키울 정도로 한국사랑이 남다른 백총장은 영어학과교수인 부인 백경희(63. Gail S. Patch)씨와 함께 이 학교에서만 33년간 봉사하며검소한 삶으로 주위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월급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받는 강사료까지 모두 학교에 내놓았던 백총장은 학교측에서 제공하는 승용차도 부담스러워 마다하고 대신 낡은 승합차를 직접 운전하며 다녔다.

장애인들이 교육적 혜택을 못하고 집안에 감춰져 생활하는 것을 목격한 백총장은 이들에게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들을 위해 전국대학 최초로 대학부설특수 유치원, 초등학교 과정을 개설했다.

이 같은 장애인들의 학습권 실현 및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인정받아 2003년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수여하는 장애인 인권상을 수상했다.


백 총장은 "30년을 넘게 살아온 이 땅이 이제는 전혀 남의 나라 같지 않다"며 "한국에 온 이래 처음으로 갖게되는 1년간의 안식년을 두 딸과 한국인 입양아들이 있는 미국에서 보낸 뒤 아내와 함께 한국에 돌아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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