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7 18:15
수정 : 2005.02.17 18:15
현대전자·쌍용 등 부식회계 혐의 55명 기소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반장 강찬우 대검 중수3과장)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 쌍용그룹, 효성기계그룹, 두레그룹, 영진약품 등의 부실기업을 수사한 결과, 이들이 과거 분식회계를 통해 1조3435억원 규모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 등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기업의 부도나 워크아웃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 떠안게 된 부실채무는 1조488억원에 이른다.
단속반은 이 과정에서 장동국 전 현대전자 부사장과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 김을태 전 두레그룹 회장 등 모두 13명을 구속기소하고, 강명구 전 현대전자 부사장, 김생기 전 영진약품 회장, 조욱래 전 효성기계그룹 회장 등 4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단속반은 또 이들이 숨긴 1024억원 가량의 재산을 발견하고, 이를 예금보험공사에 통보해 회수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현대전자는 고 정몽헌 회장의 주도로 분식회계를 통해 7700억원을 대출받은 뒤 투자자들한테도 4조3천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케이엠뮤직 등 부실계열사에 627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허위장부를 만들어 회삿돈 436억원을 빼돌린 사실도 밝혀졌다. 단속반은 “현대 쪽에서 빼돌린 회삿돈을 정·관계 로비용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를 파악하려고 했으나, 정 회장이 사망해 구체적 사용처 파악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효성기계그룹 조욱래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부실 계열사에 703억원을 부당지원 하도록 지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적발돼 기소됐다.
이 밖에 단속반은 부실기업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안기부 돈 10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남 이성호씨와 사촌처남 차호진씨가 기업에서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ㄱ사, ㅌ사, ㄷ사, ㄷ학교재단의 수사를 끝낸 뒤 올해 말 활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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