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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김승연 한화회장 소환조사 |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과정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상길, 주임검사 홍만표)는 17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검찰에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한화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맥쿼리생명과 맺은 이면계약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검찰은 또 한화가 전윤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정부 쪽 위원장에게 15억원의 로비를 시도했을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특히 검찰은 한화 비자금 가운데 아직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8억원을 어디에 썼는지도 강도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화가 조성한 87억원의 비자금 운영과 관련해, 김 회장이 이 돈을 직접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에도 김 회장이 이 돈 가운데 일부인 10억원을 직접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고,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서울고법에서 벌금 3천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또 대생 인수가 그룹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었던 만큼, 김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반면, 김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매쿼리생명과 맺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로비 시도 등과 관련해 보고받은 바 없으며, 비자금 사용처도 구체적으로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께 대검찰청에 나온 김 회장은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자세한 내용은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말했으며, 조사를 받은 뒤 이날 밤 집으로 돌아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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