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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8 15:46 수정 : 2005.02.18 15:46

1969년 중앙정보부장에서 경질된 뒤 73년 미국 망명길에 오른 김형욱은 회고록을 펴내고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박정희 정권의 표적이 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당시 중정 요원들의 요청을 받은 마피아에 의해 살해됐다는 유력한 증언이 나왔다.

김대중 정부 때 국정원 고위직을 지낸 한 관계자는 18일 “김형욱 전 중정 부장은 당시 중정이 청부를 줘 마피아가 살해한 것으로 들었다”며 “당시 공작에 참여한 중정 요원들이 8명 정도이며, 이들 모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중정 내의 관련자가 3명 정도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모두 8명이며, 팀장급은 현재 81살쯤 됐을 것”이라며 “한때 프랑스 한국대사관 지하에서 사살됐다거나 청와대 지하 사격장에서 사살됐다는 말이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형욱의 주검이 프랑스에 암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정원 과거사위에서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프랑스 현지 조사를 통해 이를 발굴하고 디엔에이 검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관여했던 요원들의 수를 나름으로 파악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안기부나 국정원에서 김형욱 실종 사건에 대해 이미 한차례 조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당시 중정 및 국정원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이 이미 마피아 청부 살해설을 언급한 바 있어 이 관계자의 증언은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날 발간된 <월간조선> 3월호도 익명의 전 중정 간부가 “김형욱이 김재규 부장의 지시로 제거됐다는 것을 이 사건과 연관이 있는 중정 전직 요원으로부터 들었다”며 “당시 프랑스에 유학하고 있던 한국 학생이 김형욱을 특정 장소로 유인해 국제 범죄 조직에 인계했고, 범죄 조직원들이 김형욱을 제거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이 유학생이 정보부 요원이었는지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과거사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조사활동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마피아 청부 살해설도 하나의 유력한 가능성으로 놓고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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