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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절 공작정치를 진두지휘했던 중앙정보부의 김형욱 부장(왼쪽·4대)과 이후락 부장(6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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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지시로 공작 벌인듯 그동안 거의 진상이 드러나지 않았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 사건이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18일 국정원 전 고위관계자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김형욱은 1979년 김재규 당시 중정 부장의 지시로 중정 요원 8명이 공작을 벌여 한국인 유학생의 유인으로 마피아에 넘겨져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납치사건 때 납치 현장에서 당시 중정 일본 책임자였던 김동운 서기관의 지문이 채취돼 중정의 개입사실이 드러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일이 있어, 중정이 직접 살해하기보다 마피아의 손을 빌었다는 것이다. 김형욱이 파리에 간 동기에 대해서는 회고록과 관련해 중정과 협상하면서 못받은 돈을 받으러 갔다는 설도 있으나, 김형욱 회고록을 쓴 김경재 전 의원은 지난 92년 한 여성잡지에 “김형욱이 실종 직전 한국 출신 연예인이 보낸 ‘러브레터’성 편지를 보여준 적이 있다”며 “이 연예인을 만나기 위해 파리로 갔을 것으로 본다”고 추측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의원이 “누가 대신 써준 것”이라고 했더니, 김형욱이 “아니야, 그래도 자기 나름의 진실을 담았을 거야”라며 상당한 신뢰를 보이더라는 것이다. 김형욱이 당시 신변의 위협을 느껴 항상 데리고 다니던 경호원도 없이 단신으로 파리로 간 것도 이런 추측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월간조선>은 김형욱을 유인했다는 한국 유학생과 편지를 보낸 연예인이 다른 인물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김경재 전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연예인을 90년대에 만났더니 자신도 정보기관에 이용당했다며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말한 바 있어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연예인은 전화통화에서 “김형욱이 중정 부장을 지낸 사람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고 전화통화한 적도 없으며, 편지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당시 파리 유학생들과도 전혀 교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특별취재반
'팽'당한 뒤 박정권 치부 폭로 '눈엣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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