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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복권 의미 |
그동안 좌파 또는 사회주의 계열이라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 대상에서 제외됐던 몽양 여운형 선생 등 독립운동가 54명이 해방 60년만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국가보훈처가 3.1절을 맞아 몽양 선생을 비롯해 권오설, 조동호, 김재봉, 구연흠 선생 등 54명의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에게 훈.포장을 추서키로 의결했기때문이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예수여안'은 지난 17일 차관회의를 통과했으며 국무회의의 결과 대통령 재가 과정을 남겨놓은 상태지만 이변이 없는 한 큰 변동 없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복권'은 국가보훈처가 지난달 공산주의자로 규정돼 서훈에서 제외된 자를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목적으로 한 활동에 주력했거나 적극 동조한 자`로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사학계 등에서는 사회주의 계열이라고 해서 독립운동의 공적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그동안 정부측에 줄기차게 재평가를 요구했고 남북화해 및 역사 재평가 차원에서 정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신용하(서울대 명예교수) 국가보훈처 국가유공자 공적심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긍정적이고 높이 평가해야 할 방향전환"이라며 "이는 심사위원 전원의 견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분들에 대한 포상은 정치분열로 발생한 이데올로기 투영을 지양하고 대한민국이 역사진실에 더욱 가깝게 접근, 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심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등급 대통령장으로 의결된 몽양 선생의 건국훈장 훈격을 놓고 심사의원들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부분이다.
공적심사위는 1심 및 2심에서 몽양 선생에게 1등급 건국훈장 또는 2등급 대통령장 수여를 놓고 의견이 갈려 전체 심사의원들이 참석하는 합동심까지 열었다.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의 대표격인 몽양 선생에 대한 보수단체 등 사회 일각의 반대와 우려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이와 관련 "(일반적인) 애국지사들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이 (훈격을) 후하게 드리려고 하는데 여운형 선생의 경우는 관심이 집중돼 있고 포상자체를반대하는 여론도 많아 너그럽게 하지 못하고 엄격히 규정에 따라 무기명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또 "1심, 2심을 거쳐 합동심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투표를 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이렇게 힘든 심사과정은 처음"이라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몽양에게 건국훈장중 최고 훈격인 대한민국장이 아니라 다음 단계인 대통령장을 추서키로 한 데 대해 유족 등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몽양 여운형 선생 추모사업회측은 "좌우합작의 우측 영수로 활약했던 김규식 박사는 서훈 1급을 받았다"며 "해방 후 온몸을 던져 이념과 민족분단을 막으려고 애쓰다가 암살당한 몽양 선생이 서훈 2급이 된 기준은 대체 어디에 근거한 것이냐"고 밝혔다.
추모사업회측은 이에 따라 지난 17일 회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어 `대통령장' 서훈을 받을 것인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찬반 논란 속에 안건을 이사회로 넘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가보훈처가 몽양 선생의 경우 북한에 있는 유족(딸 려원구)에 대한 서훈 전달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훈장과 유족연금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도 관심 대상이다.
현재 국내에는 여운형 선생의 조카 여명구씨가, 북한에는 딸인 려원구씨가 각각 생존해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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