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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 바닷길을 찾아 나섰다가 표류되어 22일 새벽에 구조된 발해 바닷길 뗏목 탐사대원들은 높은 파도가 선실쪽을 덮쳐 식량을 잃고 통신장비가 고장나면서 동해상에서 떠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뗏목탐사대 방의천 탐사대장은 22일 해양경찰청과의 위성전화에서 “높은 파도를 맞은 뒤 선실 바닥이 부서지고 선실 안에 있던 식량과 옷가지 등 모든 것이 사라졌다. 선실안 벽에 있던 길이 1m, 폭 25cm 크기의 선반 4개에 1명씩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다음날 선실 문을 부수고 나와 60cm×80cm 크기의 창고안에서 4명이 서로 껴안고 구조될 때까지 버텼다”고 말했다. 방 대장은 이날 위성 통화에서 “먹을 것이 전혀 없어 사흘 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지만 모든 대원들이 구조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영상기록 담당 이형재(41)씨도 “선실 지붕에 세운 통신기 안테나 일부가 부서지고 통신 장비가 유실되는 바람에 연락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난 소식을 듣고 급파된 해경 경비정 ‘삼봉호’에 의해 발견돼 이날 새벽 6시40분께 구조됐다. 전날 초계기를 이용해 뗏목 위치를 확인한 해경은 이날 새벽 4시께 독도 북방 238마일 해상에서 이들의 뗏목을 발견했으나 풍속이 초속 12~14m, 파도가 3~4m에 달해 접근하지 못하고 오전 6시40분께 날이 밝은 뒤에야 보트를 내려보내 뗏목의 탐사대원 4명 모두를 경비정 삼봉호로 옮겨 실었다. 이들을 구조한 삼봉호 박기찬 부함장은 “발견 당시 뗏목은 선실 밑부분이 부서진 상태였고, 선실 옆에 박스같은 다용도실 내에 4명이 모두 모여있었다. 마이크로 ‘발해호, 목소리가 들리면 손을 흔들어라’고 외치자 곧바로 방의천 탐사대장이 나와 손을 흔들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식량이 모두 유실돼 더 이상 항해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구조를 요청해 경비정으로 모두 옮겨 실었다”며 “4명 모두 양쪽 발에 약간의 동상 증세를 보여 응급조처를 했다”고 전했다. 탐사대원들은 해경 경비정 삼봉호를 타고 23일 새벽 2시께 강원도 동해항에 도착했다. 이들이 타고 있던 탐사선은 러시아 함정에 의해 출발했던 러시아 포시에트항으로 예인됐다. 탐사선 뗏목 발해호는 지난 17일 오전 2시 러시아 포시에트항을 출발해 일본 니가타현으로 향하던 중 19일 오후 5시40분 해경과의 교신이 끊겼으며, 21일 오후 4시18분 초계기 챌린저호에 의해 독도 북방 242마일 해상에서 발견됐다. 인천/김영환 유신재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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