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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동해 바람·파도도 위협적
지난 1998년 1차 탐사대에 이어 이번 2차 탐사대가 시도한 발해 바닷길은 1300년 전 동해의 주요 항로였다. <일본서기>와 <속일본기>를 보면 발해는 이 바닷길을 통해 220년 동안 34차례 공식사절단과 1100명의 민간인 방문단을 파견했다. 이렇듯 1300년 전 발해인들의 뱃길을 따라 항해하려는 시도가 왜 두 차례나 실패로 돌아갔을까? 무엇보다 이번 항해에 사용한 뗏목이 과거 발해인들의 선박 규모나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원시적인 배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발해 연구가이자 뗏목 탐험가인 윤명철 동국대 교수(사학)는 “발해의 선박은 1척에 100명 정도 탈 수 있는 범선으로 서해나 남해를 항해하는 선박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내구력이 더 강했을 것”이라며 “발해인들은 천문항법을 사용할 정도로 항해술이 뛰어났고, 일본을 방문할 때는 주로 2~5척의 선단을 구성해 항해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노련한 산악인 출신들로 구성된 1차 탐험대도 많은 생사 고비를 넘긴 뒤 마지막 일본 접안 과정에서 참사를 빚었다”며 “범선을 타지 않고 북서풍에만 의지해 남하하는 동해 뗏목탐사는 노련한 항법술과 재난 대비술이 필요한 고난도 탐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차례의 탐사대는 당시 바닷길을 재현하기 위해 뗏목을 선택했다. 무게가 가벼워 해류와 바람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발해인들이 이용했던 최적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였다. 또 뗏목에 의존해 겨울 동해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처음부터 위험 요소를 안고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해양경찰청 구난통신과 관계자는 “겨울철 동해에는 항상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서 파도가 4~5m까지 인다”며 “겨울 파도는 대형 선박의 철판도 휘게 할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해인들의 항해도 북서계절풍이 센 음력 10월에서 음력 1월 사이 이뤄졌다. 발해탐사대가 나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 출항한 것도 북서계절풍 때문이다. 김영철 발해 뗏목 탐사대 간사는 “탐사대가 악천후 속에서도 17일 출항을 강행한 이유는 항해가 늦춰질수록 북서풍이 잦아들고, 3월이 되면 남풍이 불어 더욱 위험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종영 유신재 기자 fandg@hani.co.kr
발해탐사대원 동해항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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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두절 3일만에 러시아 해역에서 해경 경비함삼봉호에 의해 구조된 발해 뗏목탐사대 `발해호' 방의천(45)대장 등 대원 4명은 23일 오전 2시께 동해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후 이들은 "기회가 주어지면 재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발해 해상교역로를 탐사하기 위해 지난 19일 러시아 포시에트항을 출항, 뗏목을타고 일본 니가타현으로 향하던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5시40분 해경과 통신이 두절된 뒤 22일 오전 7시께 삼봉호에 의해 구조됐다. 동해항에 도착한 방 대장 등은 삼봉호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듯 비교적 밝고여유있는 모습이었으며 마중나온 가족과 친지, 동료들과 얼싸안고 생환의 기쁨을 나누고 격려와 위로를 받기도 했다. 황기수(39.산악인) 대원의 동상이 비교적 심해 배에서 업혀 내려올 정도였지만나머지 대원들은 모두 양호했다. 방 대장은 거센 파도를 `죠스가 집요하게 공격하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한 뒤 "통신이 두절된 뒤 가진 거라고는 입고 있는 옷이 전부인 상황에서 선실 선반위에서하루, 아주 비좁은 창고에서 4명이 껴안고 체온을 유지하며 이틀을 버텼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들 대원들은 또 "통신상태 불량으로 해경과의 마지막 통신에서 좌표를 알려줬기 때문에 구조될 거라는 낙관이 우리를 버티게 했다"며 해경의 신속한 구조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방 대장은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재도전)하겠다"며 "어차피 (재도전은)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했다. 이들은 삼봉호에서 가족 등을 만난 뒤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2대의 구급차로 발의 동상 등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동해 영동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치료 등을받았다. 한편 이번 뗏목을 직접 제작하는데 참여했던 박선일(45)씨는 준비기간 부족, 예행연습 미흡, 최악의 기상조건 등을 탐사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동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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