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24 10:01
수정 : 2005.02.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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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안학교인 `도시속 작은 학교'를 졸업하는 이혜원양.(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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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라는 빨간 딱지를 붙이고 시퍼런 사춘기를 보내왔습니다.
`도시속 작은 학교'에서의 3년, 사람과 관계를 그리고 자유를알아가고 조금씩 철이 들었습니다.
열아홉, 이제 `삐딱선'에서 내리려 합니다.
" 해마다 2월 말이면 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리는 곳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쓰고 찢어진 교복으로 졸업을 자축하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손에는 지난 3년간의 땀방울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졸업장이 들려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대안학교인 `도시속 작은 학교'에서 치러진 졸업식에서는 이색 풍경을 볼 수 있다.
24일 오후 서울YWCA회관 1층 청소년극장 `마루'에서 열리는 졸업식에서 졸업생이혜원(18)양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는 자서전 `나, 이제 삐딱선에서 내린다'를 `모놀로그' 형식으로 부모님과 선생님ㆍ친구들에게 선보인다.
이 양은 이 자리에서 중학교 때 첫 외박 이후 `삐딱선'을 타면서 학교를 자퇴한사연, 어머니 전화를 받은 뒤 지하철을 타고 혼자 이 학교를 찾았던 얘기, 선생님과부모님께 평소 하지 못했던 속내 등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이 양은 이른바 `문제아'라고 부르던 아이였다.
학교 수업도 종종 빼먹고 선생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학생이었다.
이런 이유로 늘 학교를 뛰쳐나가고 싶어했고, 중 2때 결국 수원의 한 중학교를자퇴했다.
이후 부모님의 반대는 거셌지만 결국 부모를 설득, 이 학교에 입학했다.
전교생이 14명뿐이고 나이도 가장 어리지만 학생회장도 해봤다.
검정고시도 통과해 올 가을에는 수능시험도 볼 생각이다.
이 양은 졸업식 뒤 하루만 쉬고 곧 바로 기숙 대입학원에 들어간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각오도 끝났다.
자원봉사자로 작은 학교를 찾은 대학생 언니들로부터 배운 불어에는 너무 `맛들여(?)' 대학진학 후 프랑스에 유학해의상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은 당찬 인생 계획도 세웠다.
다른 또래에 비해 처지가 다르다는 소외감 때문에 다시 일반 고교로 복학해 교복을 입고싶은 마음도 가끔 있었지만 이 학교에 남았다.
문제아로 다시 낙인 찍히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맞춤형' 교육에 잃는 만큼 얻는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 양은 "선생님의 웃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이 자기를 믿어준다고 생각한다면반항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문제아'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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