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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4 16:23 수정 : 2005.02.24 16:23

김근태장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www.gt21.or.kr)



홈페이지에 추모글, 네티즌 “전태일에 비교하다니” 논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호스피스 홍보대사였던 이은주씨의 죽음에 “35년전 전태일이 생각났다”며 남다른 애도를 표했다.

김 장관은 24일 홈페이지(www.gt21.or.kr) 자유게시판에 ‘이은주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라는 글을 통해 “이은주는 이 세상을 떠나가는 이들을 돌봐주고, 말을 들어주는 호스피스의 홍보대사였다”며 “막상 살아 있는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외로움과 막막함을 들어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보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장관은 “전혀 경우가 다른데도 왠지 35년전 전태일이 생각난다”고 이씨의 자살과 전태일의 분신을 연관지었다.

“전태일은 왜 자신에겐 고민을 의논할 대학생 친구 하나 없단 말인가 한탄을 남겼는데, 죽은 다음이지만 먼저 장기표가 뛰어갔고, 그 뒤를 나도 달려갔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고민을 의논할 친구로 선택되지 못했다. 차디차게 되어 외로움에 진저리치면서 우리 곁을 떠나간 이은주가 자신의 외로움과 좌절감을 들어줄 친구를 찾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김 장관은 “나는 이은주 또래의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우리는 우리의 젊은이들, 여러분을 정말로 깊이 사랑한다고, 여러분의 속 깊은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친구로 선택되고 싶다고, 이렇게 간절하게 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네티즌 “전태일 분신을 연예인 죽음에 비유하다니…가당찮다”

이런 김 장관의 이은주 추모글이 게시판에 오르자 네티즌들은 이은주의 자살과 전태일의 분신을 연관시킨 것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김 장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저잣거리’는 “정치인의 체면이나 권위의식같은 껍데기는 저만치 던져놓고 고독한 영혼을 진혼하는 장관의 따뜻한 맘씨가 돋보인다”고 동감을 표했다.

‘경암’은 “역사에 몸을 받친 전태일과 아름다운 호스피스 홍보대사 이은주는 열려 있는 마음으로 섬김과 나눔의 세계라는 새로운 희망을 여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한’은 “어떻게 감히 이은주라는 배우를 전태일에 투영해 보는가? 참으로 가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여명’은 “대권에 아무리 눈이 멀어도 그렇지 전태일 열사의 분신을 일개 연예인의 죽음에 비유하다니? 전태일열사를 더이상 입에 담지 말라”며 “지지율이 바닥이라 대중성 강화 차원에서 글을 쓴 것은 이해하지만 인기에 영합하려는 치졸함이 대권가도를 완전히 망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가난한마음’은 “개인 김근태의 입장이라면 아무런 문제도 안되겠지만 복지부 장관으로서의 김근태를 본다면 아쉬움이 남는다”며 “적어도 이은주라는 배우의 자살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안타까움과 동시에 이런 상황에 영향을 미친 한국사회의 정책적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정신보건 정책이 얼마나 후진적이며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민중이 고통받고 있는지에 대해 장관님의 인식의 단편이라도 엿보기를 기대했는데 그냥 개인적인 연민과 안타까움으로 끝나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전태일기념사업회 “적절하진 않지만 부정적인 의도는 없다고 봐”

전태일기념사업회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은주와 전태일의 삶과 죽음의 이유가 전혀 달라 아주 적절한 비교는 아니라고 보지만 전태일 열사의 명예에 누가 되거나 할 수 있는 부정적인 의도는 없다고 본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사회적인 무관심과 소외감 이런 속에서 이은주가 죽은 것과 노동해방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헌신했던 전태일의 정신을 넓게보면 사회의 아픔과 외로움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관, 이근안씨 면회소감 이어 추모글…네티즌 ’관심’

한편, 김근태 장관은 지난 21일 자신을 고문한 이근안씨를 면회한 소감을 감상적인 편지글 형태로 홈페이지에 올려 화제가 된 데 이어 잇따라 인터넷을 통해 국민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어 대권행보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래는 김 장관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이은주의 죽음을 슬퍼하면서’글 전문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이은주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얼마나 외로웠으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엄마, 미안해, 사랑해' 라고 목이 메인 채 피로 혈서를 쓰면서 이 세상이 얼마나 낯설었을까. 얼마나 아득해 졌을까.

왜 이은주에겐 자신의 속 얘기를 들어줄 친구가 없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이은주는 이 세상을 떠나가는 이들을 돌봐주고, 말을 들어주는 호스피스의 홍보대사 였다. 그런데 막상 살아있는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외로움과 막막함을 들어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보다.

전혀 경우가 다른데도 왠지 35년전 전태일이 생각난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면서 스스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타오르면서 지옥같은 근로조건에 항의 했던 전태일... 그 전태일은 왜 자신에겐 고민을 의논할 대학생 친구 하나 없단 말인가 한탄을 남겼는데, 죽은 다음이지만 먼저 장기표가 뛰어갔고, 그 뒤를 나도 달려갔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고민을 의논할 친구로 선택되지 못했다.

차디차게 되어 외로움에 진저리 치면서 우리 곁을 떠나간 이은주가 자신의 외로움과 좌절감을 들어줄 친구를 찾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슬퍼하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나는 이은주 또래의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의 젊은이들, 여러분을 정말로 깊이 사랑한다고, 여러분의 속 깊은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친구로 선택되고 싶다고, 이렇게 간절하게 말하고 싶다.

ㅡ보건복지부에서 김근태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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