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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6 20:10 수정 : 2005.02.26 20:10

"제대해서 마음껏 효도하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어머니…."

이라크 아르빌에서 파병근무를 하느라 어머님의 비보를 두달만에야 접한 자이툰부대원 최준민(24) 병장은 26일 어머니 송경재(51)씨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남양주 추모공원을 찾아 임종을 지키지 못한 슬픔을 눈물로 대신했다.

최 병장은 이날 어머니의 영정 앞에서 임종도 지키지 못한 죄스러움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연신 눈물만 훔쳐냈다.

열상감시장치인 `TOD' 운용병으로 6개월간의 파병근무를 마치고 이날 오전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최 병장이 어머니의 비보를 처음 들은 것은 오후 3시 부대 환영행사를 마친 뒤였다.

어머니 송씨는 지난해 11월5일 갑작스런 심장이상 증세로 숨졌지만 가족들이 최병장의 군생활에 영향을 줄까 우려해 이 사실을 숨겼던 것. 최 병장은 특히 지난해 12월 제대할 예정이었지만 연장근무를 신청, 뒤늦게 귀국한 터라 이날 슬픔은 더했다.

어머니의 영정 앞에 선 최 병장은 "전화를 해도 가족들이 전화를 바꿔주지 않아귀국하기 얼마 전부터 불길한 생각이 들었었다"며 "비행기 안에서 줄곧 내 생각이 잘못됐을 것이라며 위안을 삼았는데 그저 죄송스러울 따름"이라며 울먹였다.

최 병장은 막내로 태어나 다른 형제들보다 남달리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지라 못다한 효도에 대한 슬픔을 달래지 못하고 한동안 영정 앞을 떠나지 못했다.

아들의 슬픔을 지켜보는 아버지 최영진(52)씨의 눈가에도 그동안 억지로 참아낸눈물이 가득 흘러 내렸다.

"전쟁터에 나가 있는 아들에게 차마 어머니 사망소식을 전할 수는 없었다"고 밝힌 아버지 최 씨는 "49제를 지내던 날 아들이 전화해서 어머니의 안부를 물었을 때는 혼자서 많이도 울었다"며 "준민이가 복직도 하고 마치지 못한 학교도 다니면서열심히 살아가는게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효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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