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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7 13:40 수정 : 2005.02.27 13:40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

경희대 신입생들 조사결과 대입 영향력
가장 큰 수능이 입학뒤 성적과 연관성 적어

내신·논술이 선발에 더 적절
객관적 평가기준 등이 숙제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내신이 좋은 학생 중에 누가 대학에서 성적이 좋을까?” 경희대 교육대학원 지은림 교수는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대학에서 학업 성취도도 높다”고 말한다.

최근 새로운 2008학년도 입시제도가 발표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중심의 입학 전형에서 벗어나 논술 및 면접·구술 등 다양화된 선발 방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 대학에서도 입학 전형 자료의 적합성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내신 성적 부풀리기가 문제가 되면서 내신에 대한 회의적 여론이 생기기도 하고, 서강대 전 입학처장이 자신의 아들에게 논술 모범답안을 유출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와 논술 평가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이 수능 중심의 입시를 내신, 논술, 면접 등 다양한 전형 자료의 활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화해 학생 선발권이 강화됐다는 의견이 많다.

지 교수는 “내신이나 논술 등이 수능 결과보다 학생 선발에 적절한 자료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하여 확인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의 내신 부풀리기나 내신 조작 의혹, 논술고사 부정 의혹 등으로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이 고등학교간의 학력차와 성적 부풀리기를 이유로 내신 실질 반영율을 높이는데 주저하고 있다.


그는 “1998년도 신입생의 대학 성적과 입학 전형 자료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보니 1학년 1학기 평점은 내신, 면접, 수능, 논술의 순서로, 3학년 1학기 평점은 내신, 논술, 면접, 수능의 순서로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0년도 신입생도 1학년 1학기 평점의 상관관계에서 내신, 논술, 면접, 수능의 순서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외국어대가 2002학년도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수시 모집 내신 성적 합격자의 대학 성적이 수시 모집 영어 특기생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한 박흥선 교수는 “수시 모집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내신이 좋은 학생이 입학 이후의 학업 성적도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고등학교에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공부해 좋은 내신 성적을 얻은 학생들이 대학에서의 평점도 좋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서울캠퍼스의 수시 합격자 중 내신 성적(프런티어전형)으로 입학한 합격자의 평균 학점이 영어 성적 특별전형(토플·토익·텝스 등) 합격자들의 학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인제대 최국렬 교수는 신입생의 학업 성취도 분석을 통해 “학교가 수능 성적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말고 학교가 강조하는 올바른 인성이나 품성을 소유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다양한 방식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경상대 김영석 교수는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능은 학업 잠재력보다는 성취도 평가가 중심이기 때문에 사교육의 혜택을 많이 받는 부유계층의 학생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 결과를 보면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은 고등학교의 성적이며, 수능은 고등학교 성적의 지역간, 학교간 편차를 설명해 주는 보조자료로 쓸 때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학능력시험이 대학 입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나 실제로 대학 입학 이후의 성적과 연관성이 높지 않다.

경희대 지 교수는 “논술과 면접·구술은 학생의 사고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채점의 객관성이 문제가 돼 조금만 보완하면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며 “활용이 손쉬운 수능과 내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논술과 면접·구술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 수시 전형을 중심으로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논술과 면접·구술 등은 독서, 사고력, 글쓰기 등의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보다는 순기능이 많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외대 박 교수는 “학교들이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한 조사와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나 아직도 많은 대학들이 학생들의 우열을 가리기 쉬운 수능 성적에 학생 선발을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용환 기자 yh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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