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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8 11:21 수정 : 2005.02.28 11:21

“자녀와 함께 디지털 세계로!” 부모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자녀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아이들의 디지털 문화에 대한 전문가 제언… 사용내역 확인 등의 적절한 통제로 부모가 관심 기울여야

설령 디지털 기술에 다가서는 제품을 사주었다 해도 적절히 관심을 가지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적어도 인터넷의 즐겨찾기 사이트가 무엇이고, 휴대전화 사용 내역이 어떤지를 확인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어떤 대상을 무작정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되는 대상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만 할 뿐이다.

웬만해서는 첨단으로 포장해 초등학생들에게 다가오는 디지털 물결을 막아내기 역부족이다. 더러는 자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게 부모의 도리라 여기기도 할 것이다. 디지털 문화가 우리 사회에 들어오면서 부모들은 자녀들의 볼거리와 읽을거리에 투자하는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게 사실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가 디지털 사회의 낙오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내 아이만큼은 보란 듯이 키워야 한다”는 부담이 디지털 기술 소비로 이어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이가 낙오자 될까봐? 대리만족 때문에?

여기엔 부모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일종의 대리만족 심리도 깔려 있다. “나는 못했으니 너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동기에 있는 자녀들의 끝없는 소비 욕구를 통제하려면 적절히 스킨십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도시에 있는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신경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자녀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나아가 무엇인가를 사주는 것으로 부모 노릇을 다하고 있다는 자만에 빠지지 않았는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최근 초등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의 소비 주체로 당당히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아이들의 장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불확실하다. 디지털 기술은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는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디지털 문화를 소비하는 정도가 중독인가 몰입인가의 여부다. 빠져들었던 대상이 사라졌을 때 일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에 따라서 ‘중독’과 ‘몰입’은 구별된다. 자신의 힘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할 만큼 심하게 의존하는 상태가 중독이라면, 탐닉의 결과로 나타나는 몰입은 어떤 활동에 집중할 때 일어나는 최적의 심리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쯤해서 자녀들의 디지털 기술 혹은 문화를 소비하는 유형이 몰입인지, 중독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몰입’을 두고 ‘중독’으로 가기 전에 거쳐야 되는 상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 대상에 대한 의존 성향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다르다. 만일 아동기에 있는 자녀가 원하는 것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심한 상처를 입는다면 중독에 가깝다. 예컨대 원하는 물건을 사주지 않거나 게임에 다가서지 못하도록 했을 때 책가방을 팽개치는 정도라면 위험하다.

지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어떻게 쓰는지 기술 위주의 정보화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이제는 인터넷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 올바른 인터넷 이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디지털 문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강압적인 규제를 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해법은 자녀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자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에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구매 욕구를 채우기 전에 필요성을 판단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구매욕구 채우기 전에 필요성 판단해야

디지털 문화에 대한 금단현상이나 폭력적인 부작용을 없애려면 중독 상태를 몰입으로 바꾸려는 자기 절제와 적절한 외부 통제가 같이 필요하다. 설령 디지털 기술에 다가서는 제품을 사주었다 해도 적절히 관심을 가지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적어도 인터넷의 즐겨찾기 사이트가 무엇이고, 휴대전화 사용 내역이 어떤지를 확인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어떤 대상을 무작정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되는 대상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만 할 뿐이다. 적절한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 부모들의 과제다.

새로운 기술 혁명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한 사회 내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그렇게 구축된 인프라는 처음에 기술 혁명이 나왔을 때 예상되었던 것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디지털 문화의 미래는 지금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디지털과 융합이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으로 자리잡고 있는 시대에 디지털 문화를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초등학생, 나아가 청소년들의 디지털 문화 이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

■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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