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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1 11:26 수정 : 2005.03.01 11:26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3·4월에 차례로 가판신문을 없앤다.

가판신문 폐지설이 돌던 <동아일보>는 1일치 1면 아래쪽에 “저녁에 발행해온 ‘다음 날자 가판’ 4월 2일자 부터 폐지합니다”라는 사고를 내고 가판폐지를 공식 발표했다.

<동아일보는> “동아일보 저녁 가판이 4월2일자부터 사라집니다. …한국 신문시장의 오랜 관행이었던 저녁 가판 발행을 폐지키로 한 것은 한층 충실한 취재와 편집을 위해 제작시간을 늘리려는 것입니다. …동아일보는 앞으로 더욱 생생하고 완성도 높은 기사로 독자 여러분의 새 아침을 열 것을 약속합니다. …동아일보의 개성이 전 지면에서 우러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미 가판폐지 결정이 알려졌던 <조선일보>도 1일치 신문 아래쪽에 “저녁 街版신문 발행 안합니다”라는 사고를 내고 가판폐지를 공식 발표했다.


<조선일보>는 “창간 85주년을 즈음하여 오는 3월7일(월요일)자 신문부터 저녁 가판을 발행하지 않습니다. 가판은 한국 신문의 오랜 관행이었으나, 지방 동시인쇄 시스템과 운송 수단의 발달로 이제 그 의미가 퇴색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가판 폐지로 얻은 기사 마감시간의 여유를 최대한 살려 독자 여러분께 보다 더 생생하고 충실한 뉴스를 전해드릴 것입니다. 조선일보만의 시각과 깊이가 담긴 새 아침신문을 식탁에서, 거리에서, 직장에서 만나 보십시오”라고 밝혔다.

이로써, <중앙일보>가 지난 2001년 10월 차별화를 내세우며 가판을 폐지한 데 이어 주요 3개 신문이 가판을 차례로 없애게 됐다. 가판신문은 지방발송 등을 위해 전날 저녁에 찍은 다음날자 신문으로, 서울시내 중심가 등에도 뿌려져왔다. 하지만, 지방인쇄가 늘어나고 노무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이 가판을 끊는 등 가판수요가 줄어든데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폐지가 여러 차례 검토돼왔다.



언론계에서는 이번 <조선일보>, <동아일보>의 가판폐지가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신문사는 저녁에 타사의 가판신문을 받아보고 주요기사를 베끼는 일이 잦아, 다음날 아침신문에는 ‘제호만 가리면 어느 신문인지 모른다’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또 가판을 내지 않는 <중앙일보>만 “자기 패는 감추고 남의 패는 보고 베낀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때문에, 각 신문사는 타사의 베끼기를 막기 위해 자사의 특종 및 단독기사는 가판신문에 일부러 싣지 않고 밤 늦게 발행되는 신문부터 싣기도 했다. 이런 부작용과 기업 및 정부기관이 “기사를 빼달라”는 로비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언론단체 등은 가판폐지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이번 가판폐지로 각 신문사가 컨텐츠로 승부하는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한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이어 나머지 신문사도 가판을 곧바로 폐지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문사들은 제주도 등의 현지인쇄가 되지 않는 곳이 많아, 전날 저녁에 신문을 미리 찍지 않으면 제주도에는 다음날 아침에 신문을 배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저녁에 나오는 가판 신문이 방송의 저녁 뉴스 등에 영향을 미치는 등 ‘아젠다’ 설정 기능을 잃게 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마감시간이 늦어져, 기자들의 노동강도가 세진다는 지적도 <중앙일보>의 가판폐지 뒤 지적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98년 가판을 없앴다가 다른 신문 등이 동참하지 않으면서 한달여 만에 다시 가판을 발행한 바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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