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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징병 대상자였던 이수은(82.울산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씨가 징병 대상자 명단이 담긴 `중지부대 한국 장정 귀국인 승선자 명부'를 공개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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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중국 상하이에서 부산항으로 귀국한 일제 징병 대상자 592명의 명부가 발견돼 주목된다. 1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이수은(82.울주군 범서읍 입암리)씨가 최근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 규명을 위한 신청자 접수 때 지난 1946년 중국 상하이에서부산항으로 미국 상선을 타고 귀국한 한국인 징병 대상자 592명의 명부 사본인 `중지부대 한국 장정 귀국인 승선자 명부'를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 명부에는 울산 출신 77명을 포함한 경상남도 거주자 163명, 경기도 177명,평안도 176명, 충청도 45명, 전라도 15명, 함경도 14명, 황해도 1명, 경상북도 1명등 한국인 징병자 592명의 이름과 주소가 기록돼 있다. 또 이들의 가족 주소지와 이동 경로, 날짜 등의 기록도 적혀 있어 앞으로 일제강제동원 피해진상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1944년 12월 결혼한지 10개월여만에 일제 징병방침에 따라 소집영장을받은 뒤 울산에서 부산, 함흥을 거쳐 중국 상하이 인근에 주둔중이던 일본군 육군히로시마 사단으로 알려진 제 70사단 제121대대에 배치돼 근무하다 조국 광복을 맞았다. 이후 일본군 휘하에서 벗어나 한국인 징병자들은 한국군 부대로 다시 편성하게됐고 이 과정에서 이씨가 행정 업무를 맡으면서 징병자 명부를 보관하게 됐다. 명부에는 한국군 부대는 박현섭 대대장이 맡았고, 그는 경남 부산부 영주정 272번지에 살았다고 기록돼 있다. 징병자 592명은 당시 광복 소식을 들었지만 곧바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중국측의 요청으로 팔로군과 전투를 치르는 등 8개월여가 지난 뒤인 1946년 5월17일상하이에서 미국측이 지원해준 상선을 타고 부산항으로 귀국하게 됐다. 당시 이씨와 함께 징병된 울산 출신 77명의 징병자는 서로 생사를 모르고 지내지만 이씨와 같은 동네에 사는 징병자 6명은 `살아서 돌아왔다'는 의미의 동환계를 구성해 매달 한달에 한번씩 만나고 있다. 이씨는 "일제치하 징병자들의 이름 등을 기록한 명부를 보관해오다 최근 일제하강제동원 피해진상 규명을 위한 신청자 접수를 위해 옛날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발견해 울주군에 관련 증거물로 냈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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