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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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업체’ 어떻게 1조원 끌어모았나 |
경찰에 적발된 다단계 판매업체 위베스트 인터내셔널사가 회원들로부터 끌어들인 돈의 액수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충격과 함께 업체측의 모금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가 방문판매원을 희망하는 이들로부터 1차적으로 거둬들인 돈은 `판매물품 구입비'. 그러나 신규회원 1인당 수백여만원씩 납입한 물품구입비는 회사에 입사하면서사실상 강제적으로 내야 하는 `등록비'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실제 회원들은 양말 3켤레를 7만원에 사거나 2만원짜리 화장품을 20여만원에 구입해야 했고 돈을 지불한 상태에서 물품을 받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 경찰은 위베스트사가 판매물품 구매를 위장, 회원들로부터 가입비를 끌어모은만큼 방문판매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체의 행위가 금지돼 있는 현행 법률을 사실상 어긴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들이 수개월간 납입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많은 돈을 추가로낼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의 수당체계가 갖고 있는 `묘한 매력' 때문. 이 회사는 회원들이 하위 판매원들을 많이 모집할수록, 물품구입비조로 많은 돈을 납입할수록 단계가 올라가는 직급을 짜놓은 뒤 수당을 차등지급했다.
또한 회사 총 매출량에서 회원들의 납입금 비중이 차지하는 비율 등을 일종의 `포인트'로 환산, 이에 따라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자격 또한 단계를 나눠놓고 회원들의 `분발'을 유도했다.
실제로 4만여명의 회원 중 상위 직급자 86명은 한 달에 5천만∼1억5천만원씩의수당을 받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회사측은 신규회원들에게 "많은 돈을 납입할수록 높은 수당이 보장된다"고 꾀는한편 하위 판매원 모집 실적이 저조한 기존 회원들에게는 수당지급을 중단하는 등압력을 넣어 본인 돈으로라도 늘어만가는 물품구입비를 충당토록 했다는 것. 회원들은 가만히 앉아서도 고수익을 챙기는 상위 직급자가 되기 위해 몇개월씩납입한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돈을 투자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런 수법으로 이 회사가 거둬들인 돈이 자그만치 1조1천269억원. 회원들은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의 돈을 납입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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